계열사 글래드호텔앤리조트, 코로나 이후 실적 반등
일각선 매각 속도 두고 재추진할 것이라는 의견도
"매각 재추진 혹은 운영 재개 두고 결정된 사항 없어"
|
|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DL그룹은 최근 글래드호텔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인 그래비티자산운용과의 협상을 중단했다. 작년 말부터 이어진 협상 과정에서 가격 산정, 고용 승계 문제, 부분 매각 여부 등을 놓고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당초 DL그룹은 글래드 여의도(319실), 글래드 강남 코엑스센터(282실), 메종 글래드 제주(513실) 등 총 1114실 규모의 호텔 자산을 약 6500억원에 매각하려 했으나, 이번 협상 중단으로 계획이 연기된 셈이다.
DL그룹이 주도적으로 매각을 철회했다기보다는 협상 기간이 끝난 데 따른 결과지만, 시장에서는 오히려 '잘된 일'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글래드호텔앤리조트의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되면서 DL그룹이 매각 대신 사업 운영에 다시 무게를 두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실제로 글래드호텔앤리조트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말에는 20억원의 영업손실과 7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작년 말 기준으로는 영업이익 276억원, 순이익 205억원으로 대폭 개선했다. 매출도 608억원에서 1103억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하는 등 실적 회복세가 뚜렷하다.
안정적인 실적에 따라 1년 사이 재무 건전성도 개선되고 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07억원에서 375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으며, 부채비율은 30.1%에서 26.5%로 낮아졌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종식 이후 방한하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를 배경으로 꼽는다.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25년 5월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5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62만9387명으로, 작년 동월 대비 14.9% 늘었다. 1∼5월 누적 방한객도 721만명으로 같은 기간 14.7% 증가했다.
이에 따라 호텔 투자 시장이 유망하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연초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 존스랑라살이 발표한 '2025년 한국 호텔 투자시장 전망'에 따르면 서울 지역 럭셔리 호텔의 작년 평균 객실 수익률(RevPAR)은 2019년 대비 62% 상승했으며, 올해에도 5~10%의 추가 성장이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이 수치는 호텔의 총 객실 매출을 판매 가능한 객실 수로 나눈 값으로, 호텔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객실을 판매하고 수익을 창출하는지 여부를 보여주는 지표다. 호텔의 재무 성과를 평가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
일각에서는 DL그룹이 여전히 호텔 사업 매각을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니며, 향후 여건에 따라 다시 매각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서울 을지로, 항공우주호텔, 글래드라이브강남의 영업권과 건물을 차례로 매각하며 호텔 사업을 축소해 온 전례가 있어서다.
DL그룹 관계자는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와의 협상 기간이 만료되면서 글래드호텔 매각 관련 논의도 현재는 중단된 상태"라며 "향후 매각을 계속 추진할지, 운영을 재개할지 등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