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FP·로이터통신은 6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제17차 정상회의를 계기로 모인 브릭스 정상들이 최종 공동성명을 통해 "일방적인 관세 및 비관세 조치의 증가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이러한 조치들이 불법적이고 자의적이라고 경고했다. 성명은 트럼프 대통령이나 미국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명백히 백악관을 겨냥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브릭스 정상들은 이러한 움직임이 세계 무역 규칙을 위반하는 것으로 세계 경제 발전 전망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을 포함한 11개 신흥국 모임인 브릭스는 세계 인구의 약 절반과 세계 경제 생산량의 40%를 차지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동맹과 경쟁국 모두를 상대로 높은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며 8월 1일까지 개별적인 무역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이를 강행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를 향한 공통된 비판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이번 브릭스 정상회의에는 핵심 지도자들이 불참하며 정치적 무게감이 크게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2년의 집권 기간 중 처음으로 브릭스 정상회의에 불참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범죄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 영장이 발부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화상으로만 참여했다. 이는 브릭스를 서방에 대항하는 구심점으로 만들려던 시진핑 주석의 구상과 브라질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려던 개최국 룰라 대통령 모두에게 큰 타격이다.
브릭스는 서방을 견제하기 위한 중국 주도의 견제 세력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브릭스에 이란·인도네시아 등이 포함되며 가자지구 전쟁 등 다양한 국제 현안에 대한 의미 있는 합의에 도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브릭스는 최근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격을 받은 이란에 대해 외교적 지지를 표명했다. 공동성명은 "민간 기반 시설과 평화로운 핵시설에 대한 의도적인 공격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지만 브라질 등 서방 국가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일부 회원국들의 입장을 고려해 이스라엘이나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