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2분기 부진한 성적…HVAC·비하드웨어로 반등 기대

영업익 전년比 46.6% 감소
美 관세·글로벌 수요 둔화 등 외부 영향
VS·HVAC 부문은 안정적 실적
B2B 사업 확대·비하드웨어 사업 강화로 반등 모색

LG전자가 2025년 2분기 실적에서 시장 기대를 밑도는 성적을 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전경./LG전자

LG전자가 2025년 2분기에도 외부 악재를 극복하지 못하고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 기대를 밑도는 성적을 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실적 변동성이 올해 들어서도 반복되는 모습이지만 하반기부터는 B2B 사업 확대, 냉난방공조(HVAC) 등으로 반등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7일 LG전자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 21조7400억원, 영업이익 6319억원의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4%, 영업이익은 46.6%가 감소한 수치다. 글로벌 소비심리 회복 지연과 미국 통상정책 변화로 관세 비용이 늘고 시장 경쟁이 심화된 영향이다.

LG전자는 지난해 2분기 1조1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견조한 모습을 보였지만 같은해 4분기에는 영업이익이 1000억원대까지 급감한 바 있다. 올해 1분기 2조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했지만 이번 2분기 다시 하락세로 전환했다. 매출도 21조~22조원대에서 답보 상태다.

이번 부진의 주요 원인은 북미 시장에서의 관세 부담과 현지 경쟁 심화다. 미국의 보편관세 및 철강·알루미늄 관세 확대가 수익성에 타격을 줬고 글로벌 소비심리 둔화와 원자재·물류비 상승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사업별로는 전장(VS)과 냉난방공조(HVAC) 등 B2B 부문이 비교적 안정적인 성과를 보였다. 전장 사업은 안정적인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매출과 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냉난방공조 사업도 산업·상업용 공조 시스템, 발전용 냉방기 칠러(Chiller) 등에서 AIDC 등 새로운 사업 기회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최근 유럽 온수 솔루션 기업 OSO社 인수 계약을 마무리하고, 시너지 창출을 통해 빠르게 성장 중인 유럽 AWHP(Air to Water Heat Pump) 시장 공략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유럽은 에너지 고효율·탄소 저감 트렌드가 강한 시장으로, 냉난방공조 성장의 핵심 지역으로 꼽힌다.

반면 TV 등을 담당하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MS) 사업본부는 LCD 패널 가격 상승, 수요 둔화, 경쟁 심화로 인한 마케팅비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생활가전(H&A) 부문도 미국 통상 리스크와 중동 지역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성장세가 둔화됐다.

LG전자는 하반기 B2B 사업, 구독·webOS 기반의 비하드웨어(Non-HW) 사업, LGE.COM을 통한 소비자 직접 판매(D2C) 채널에 집중해 질적 성장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반복 매출 기반의 구독형 서비스와 B2B 솔루션 확대를 통해 외부 리스크를 줄이고 프리미엄 시장 경쟁력 강화를 통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냉난방공조 사업은 최근 유럽 온수 솔루션 기업 OSO 인수를 마무리하고 유럽 AWHP(Air to Water Heat Pump)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전장 사업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와 콘텐츠 플랫폼 등 신규 사업 모델 확장을 모색한다.

LG전자는 이달 말 예정된 실적설명회에서 2분기 최종 실적과 사업별 세부 성과를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