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포스코 美 제철소 건설 속도
일본제철, 10년내 年 1억톤 생산 목표
공급량 영향 등 철강 한일전 시간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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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미국 정부는 철강·알루미늄에는 품목별 관세율 외 상호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 유예 기간을 다음 달 1일까지 연장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발표하면서 함께 공개된 조치다. 이에 우리 철강업계는 품목 관세 외 추가적인 관세 위협은 없다는 것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업계는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 4월 미국이 철강·알루미늄에 상호관세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발표해 글로벌 철강업계가 한시름 놓는 듯 했으나, 지난달 돌연 철강·알루미늄 품목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올리는 강경책을 내놨기 때문이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철강·알루미늄 등 일부 품목이 당장 상호관세를 피했다 해도 앞으로도 그러리란 보장은 없는 상황"이라 설명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소수의 참모진들과 기습적으로 관세안을 결정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비논리적인 정책결정 과정이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꼬집었다.
우리 업계가 미국발 변수에 대처하기 위해 취한 조치는 현지 생산기지 건설이다. 현대제철과 포스코가 의기투합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일관제철소를 짓는 것은 상징적이다. 루이지애나 제철소는 원료부터 제품까지 일관 공정을 갖춘 자동차 강판 특화 제철소로, 포스코로서는 북미 철강 시장 진출의 교두보도 확보하게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은 US스틸 인수를 통해 10년 뒤 조강 생산량 1위에 복귀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는 등 공급량을 늘릴 것임을 확실시 해 우리 업계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일본제철은 오는 2028년까지 US스틸에 110억 달러(약 15조원)를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우리의 전략 시장이기도 한 미국 내에서 '철강 한일전'이 펼쳐질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
다만 US스틸의 노후화 한 설비도 재정비하는 등 당장 생산량을 대폭 늘리기에는 시간이 일단 필요해 당장 가시적인 상황이 바뀌기는 어렵다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과 포스코가 미국에 짓는 제철소는 자동차 강판 위주의 생산이기 때문에 일본제철의 생산 품목과는 차별화가 될 것"이라면서도 "추이를 지켜보며 대응이 필요하겠지만, 사실 더 급한 부분은 통상 이슈"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