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적 시장 진정효과 가능성
규제보다 경제전반 변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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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8일 "서울 강남 등 과열 지역을 겨냥한 고강도 대출 규제인 만큼 일시적으로 시장의 진정 효과는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박 위원은 "강남권과 한강 벨트 등 집값 과열 지역을 겨냥한 고강도 규제로 고가 아파트가 밀집된 곳은 숨 고르기 국면에 들어가며 안정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급등하고 있는 집값을 잡는 것은 어려울 것이고 상승 폭이 둔화세를 보이는 수준에서 그칠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에는 비규제 지역을 중심으로 갭투자가 증가하거나 비인기 지역이 다소 상승세를 보이는 갭 메우기 장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도 고강도 규제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오르는 현상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서 교수는 "지금처럼 규제를 강화해도 부동산 가격은 중장기적으로 계속 오르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단기적으로 보면 가격 안정에 대한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중저가 지역에 수요가 쏠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부작용 발생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규제가 수요에 직접 영향을 끼쳐 시장을 관망세로 돌아서게 하고 있다. 그런 만큼 효과가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것만으로 정책 효과라고 볼 수 없다"며 "장기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 규제보다 경제전반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도 시장의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효과를 볼 수 있겠지만 장기간 큰 효과를 보는 것은 무리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권 팀장은 "정부의 대출 규제 시행으로 인한 효과는 오래 지속되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자칫 전세가격이 오르는 등 또 다른 부동산 시장에 상승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들도 하반기 집값이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전문가 의견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나라 국민 절반은 인기 주거지 가격 상승과 금리 인하 기대 등으로 올해 하반기 집값이 오를 것으로 보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R114가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국 96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하반기 주택 시장 전망'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9%는 하반기에 전국 집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매매뿐 아니라 전·월세도 오를 것이라고 보는 국민도 상당수 많았으며 월세도 크게 상승할 것으로 보는 국민이 많았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수도권에서 전세 물건이 부족한 상황에서 대출 규제 강화로 전세의 월세화가 예상된다"며 "새 아파트 공급도 부족해 전·월세 가격의 추세적 상승이 예상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