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알리·테무·징둥, 마케팅 등 강화
쿠팡, 구매 빈도 분석 상품 사전 배치
네이버, 물류·판매·CS통합 전략 주력
11번가, 타임딜·쿠폰 등 가성비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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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업계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 시장에서 직접적인 유통망 장악보다는 기존 한국 기업과의 협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소프트 랜딩'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물류 부문에서는 자회사 차이냐오를 통해 CJ대한통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우체국소포 등과 라스트마일 배송 계약을 체결해 국내 물류 인프라에 안착했다.
판매자와의 협력 강화도 활발하다. 알리익스프레스는 '1000억 페스타' 등 대규모 마케팅과 함께 △신규 입점 시 90일간 수수료 0% △연간 매출 5억원 이하 판매자 대상 수수료 50% 환급 등 다양한 지원책을 통해 국내 셀러들의 안정적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테무는 알리익스프레스를 이은 후발 주자로 민첩한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전략을 취하고 있다. 경쟁사의 성공 전략을 빠르게 벤치마킹하고, 공격적인 가격 정책과 물류 인프라 투자를 병행해 한국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테무는 알리의 사업 방향을 학습하면서 여기에 '더 나은 조건'을 덧붙여 공세를 강화하는 전형적인 후발주자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중국판 쿠팡으로 불리는 징둥은 '기반 구축'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물류망과 시스템 등 핵심 역량을 국내에 조용히 구축하며 장기전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특히 징둥은 중국 내에서도 자사 물류 시스템을 바탕으로 급성장한 기업인 만큼, 향후 한국에서도 유통망을 확보한 뒤 공격적으로 확장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 기업들도 이에 맞서 선제적인 대응 방안 마련에 고심 중이다. 쿠팡은 방대한 데이터와 AI 기술을 접목한 '예측 기반 물류'를 내세우고 있다. 머신러닝을 통해 고객의 구매 가능성이 높은 상품을 사전 예측하고, 이를 가까운 물류센터에 미리 배치해 '당일·익일 배송'을 실현한다. 또한 무인운반로봇(AGV), 소팅 로봇, AI 기반 배송 경로 추천 시스템 등 자동화 기술을 물류 전반에 도입하면서 배송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네이버는 자체 물류창고보다는 입점 셀러를 위한 '플랫폼 중심'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네이버는 올해부터 물류사와의 직접 계약 비중을 확대하고, 물류·판매·CS 통합 시스템을 강화해 '오늘 도착' 서비스 확대에 주력 중이다.
알리·테무 등의 공세로 가장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중견 토종 이커머스들도 사활을 다하고 있다. 11번가는 가격 경쟁력이 핵심이라고 판단해, 단기 타임딜, 전자 쿠폰, 무료 멤버십 확대 등 가격 방어 전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1번가 관계자는 "인터넷 최저가 수준으로 타임딜을 운영하고, 인기 생필품의 E쿠폰 할인 등을 통해 가성비를 극대화하고 있다"며 "국내 셀러의 제품은 KC 인증 등 안전성과 신뢰성이 보장된다는 점이 C커머스와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플랫폼들은 가격뿐 아니라 물류, 결제, 브랜드 전반에 걸쳐 국내 시장을 정밀하게 공략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국내 기업은 차별화된 서비스와 플랫폼 신뢰도, 충성 고객 기반 확보에 집중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