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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 압박에도 ‘코스피 3100선’ 회복… 증시 부담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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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 기자

승인 : 2025. 07. 08. 17:55

2분기 실적 시즌에 '관세 민감도' 저하
결국엔 합의 기대감속 2% 가까이 급등
차후 협상 결과에 따라 업황 차이 확연
수출 의존도 높은 기업 많아 예의주시
코스피 지수가 미국의 관세 압박 우려에도 2% 가까이 오르는 등 강세를 나타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모든 한국산 제품에 대해 다음 달 1일부터 25%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하면서 불안 심리가 확대될 것으로 점쳐졌지만, 미국과 달리 국내 주식시장은 오히려 우상향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실적 시즌에 들어서면서 관세에 대한 투자자들의 민감도가 약해졌고, 협상도 결국 합의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에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국내 정책 모멘텀에 보다 집중할 것이라는 평가도 내놨다. 금융주들이 일제히 상승세를 보인 배경이다.

그럼에도 수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이 많기 때문에, 협상을 둘러싼 부담은 여전히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증시가 언제든 하락세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나아가 최근 삼성전자·LG전자 등 대기업들이 관세 여파로 '실적 쇼크'를 기록한 점도 지수 하방을 키우는 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81% 오른 3114.95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들이 각각 2487억원, 225억원어치 매수하면서 지수를 끌어올린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일(현지시간) 한국산 제품에 25% 상호관세를 8월부터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당초 시장에선 국내 증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간밤에 나스닥 등 미국 주요 지수들이 일제히 하락한 것처럼, 상호관세를 둘러싼 우려가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도 위축시킬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부정적 전망에도 이날 코스피 지수는 강세를 보였는데, 이는 미국과의 관세 합의가 종국에는 잘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에 존재하고 있어서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시장에 관세 낙관론이 지배적인 데다, 또 트럼프는 협상 시한을 연장하다가 결국엔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관세 영향만 본다면 국내 증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시작되면서, 관세에 대한 민감도가 둔화된 영향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이 이재명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에 대한 수혜주에 보다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날 증권·은행 등 금융주들이 급등한 주요 배경이기도 하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실적 시즌에 들어오기도 했고, 관세에 대한 민감도가 전 세계적으로 많이 약해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시장에선 자사주 의무화,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국내 정책 모멘텀에 좀 더 집중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상호관세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여전히 부담 요인은 존재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즉 하방압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치솟던 지수를 끌어내릴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여기에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대기업들이 관세 여파로 인해 줄줄이 부진한 실적을 시현하면서 지수 발목을 잡고 있는 점도 악재다. 앞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으로 각각 4조6000억원, 6391억원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5.9%, 46.6% 감소한 수준이다. 이날 두 기업은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도 각각 0.49%, 0.40% 하락한 채로 거래를 마쳤다.

이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미국과의 협상이 만만치 않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협상 기간 동안 국내 증시에 가해지는 부담도 클 것"이라며 "국내에 미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과 산업이 많다 보니, 협상 결과에 따라 업황 차이가 확연히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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