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진출 등 실적 기대감 반영
업계, 목표가 상향 최선호주 꼽아
배당 등 주주환원책 부재는 과제
전문가 "성장 중심 전략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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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각에서는 한국금융지주가 주주환원 확대에 인색하다는 점을 이유로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 평가하고 있다. 이에 저평가주 탈피의 기준인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를 넘기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한국금융지주의 PBR은 0.85배 수준이다. 경쟁사인 키움증권은 1.07배, 미래에셋증권은 1.00배까지 올랐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한국금융지주의 종가는 14만3500원으로 새정부 출범 이전인 지난달 2일 대비 36.8% 올랐다. 같은 기간 KRX증권 지수의 상승률(30.8%)은 물론 최근 상승세가 가팔랐던 미래에셋증권의 주가 상승률(32.5%)도 웃돈다.
주요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의 수익성 개선에 따라 한국금융지주도 호실적을 기록했을 것이라는 예측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추산한 한국금융지주의 2분기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9.0% 증가한 3051억원이다. 연간 기준 순익 추정액은 전년 대비 21.4% 늘어난 1조2625억원이다.
적극적인 발행어음 확대를 통해 한국투자증권의 투자금융(IB) 및 트레이딩 손익 개선이 이어지고 있으며, 하반기 종합투자계좌(IMA) 인가 이후 추가적인 수신 기반 확대가 전망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캐피탈, 저축은행 등 자회사 실적 또한 예전 수준 회복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에 금융투자업계는 한국금융지주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하고 업종 최선호주로 꼽고 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경쟁사 대비 높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바탕으로 본업의 성장과 보험사 인수를 통한 수신의 듀레이션 확장을 추진하고 있어 차별화된 성장이 전망된다"며 "신정부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성화 조치로 인해 잠재 리스크 완화 속도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 내다봤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500억원 규모의 환차익은 매력적"이라 평가했고,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자본의 복리효과가 극대화되면서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이익 체력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진단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재 주요 증권사 중 주주환원율이 가장 낮은 한국금융지주가 배당 확대 등에 미온적인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추가적인 주가 상승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PBR이 1배를 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마저 나돌고 있다. PBR이 1 미만일 경우 저평가주로 분류된다.
한국금융지주는 지난 5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며 2030년 ROE 15% 이상, 자기자본 15조원 이상의 목표치를 설정했다. 또 운용수익률 제고 등을 통한 총자산이익률(ROA) 개선과 신사업을 통한 이익 증가세를 통해 배당 및 주가 상승을 꾀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실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주주환원 확대에 대한 명확한 수치나 계획은 밝히지 않고 성장 중심의 전략만을 강조해 시장과 투자자들에 다소 아쉬운 평가를 받았다. 한국금융지주의 지난해 말 보통주 기준 주주환원율은 20.2%로, 35% 안팎의 경쟁사(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NH투자증권)와 비교해 낮은 수준이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현재 증권업 주가는 실제 이익 성장보다는 저평가 해소 기대에 초점을 맞춰 상승하고 있다"며 "한국금융지주는 그간의 주주환원 확대 요구에도 성장만을 중점 목표로 제시하며 환원에 대한 언급을 꺼려온 만큼 타사와 동일한 수준에서의 기대감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도 "15% 이상의 ROE를 기록했던 2010년 후반에도 한국금융지주의 PBR은 0.8배 미만이었다"고 설명하며 "경쟁사 대비 추가적인 PBR 배수 상향을 위해서는 주주환원 확대 혹은 높아진 이익 수준에 대한 꾸준함을 증명해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국금융지주는 "성장과 지속 가능 경영을 통한 장기적인 기업가치 상승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것도 하나의 주주환원 방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