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돌아온 철벽 수비수” 정승현, 울산HD 복귀… 우승 DNA를 다시 장착하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709010005275

글자크기

닫기

전형찬 선임 기자

승인 : 2025. 07. 09. 13:28

네 개의 우승컵과 두 번의 이적료, 그리고 단 하나의 팀
울산HD FC, ‘유관력 수비수’ 정승현과 세 번째 동행 시작
KakaoTalk_20250709_125458090
지난 1월, UAE 두바이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응한 정승현. 그는 알 와슬에서의 경험과 울산에 대한 애정을 진지하게 풀어놓았다. / 사진 전형찬 선임기자
아시아투데이 전형찬 선임 기자 = 국가대표 출신 수비수 정승현(30)이 다시 K리그로 돌아왔다. 아랍에미리트 알 와슬에서의 시간을 성공적으로 마친 그는 울산HD FC 유니폼을 다시 입으며, 세 번째로 친정팀과의 동행을 시작한다. 울산 유소년 시스템에서 성장한 정승현은 K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 코리아컵을 모두 경험한 울산의 상징적인 선수다. 복귀를 앞두고 그는 "울산 외 다른 K리그 팀은 생각해본 적 없다. 집에 돌아와 편하고, 또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승현의 이번 복귀는 단순한 전력 보강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는 울산에서만 FA컵(현 코리아컵), AFC 챔피언스리그, K리그1 우승 트로피를 모두 들어올린 유일한 선수로, 울산의 굵직한 순간마다 중심에 있었다. 팀이 필요할 때마다 돌아와 중심축 역할을 맡아왔고, 이번에도 자유계약 신분으로 돌아와 후반기 반등이 필요한 팀에 결정적인 힘을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KakaoTalk_20250709_130800264
울산 동구에 위치한 HD현대중공업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한 정승현. 2020시즌 첫 울산 복귀 당시 오피셜 촬영 장소이기도 한 이곳에서, 그는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며 다시 한번 울산 유니폼을 입었다. / 사진 울산HD FC
그는 지난해 UAE 알 와슬로 이적한 뒤, 리그와 프레지던트컵을 동시에 제패하며 우승 청부사의 면모를 입증했다. 대부분의 경기를 소화하며 팀 수비의 중심을 지켰고, 20대 초반 선수들이 주축인 팀에서 베테랑 리더로서도 역할을 다했다. 그는 지난 1월 UAE 두바이에서 기자와 대면 인터뷰를 갖고, "라커룸에서 말만 많은 선수가 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행동으로 보여주려 했다"고 말했다. 당시 팀 내에서 그는 묵직한 존재감을 바탕으로 신뢰를 얻고 있었다.

중동 무대는 결코 쉽지 않았다. 정승현은 "수비수 입장에선 K리그보다 더 까다로운 환경이었다"며, 외국인 선수들의 높은 몸값과 1대1 대결의 빈도, 경기 강도 등을 언급했다. 시즌 내내 빠듯한 일정 속에서도 꾸준히 출전하며 흔들림 없이 팀의 더블 달성에 기여했다. "보너스도 받았고, 아부다비 왕궁에서 열린 공식 행사에도 초대됐다. 잊지 못할 시즌이었다"고 그는 웃어 보였다.

울산과 정승현의 인연은 단단하다. 그는 "제가 두 번이나 이적료 수입을 안겨드렸다. 울산은 그런 인연을 기억해주는 팀"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2017년 사간 도스 이적과 2024년 알 와슬 이적은 모두 구단에 실익을 안겨주었고, 두 번의 복귀는 모두 자유계약으로 이뤄졌다. 실력은 물론 실리까지 갖춘 이적 사례로 손꼽히는 이유다.

대표팀에서도 그의 이력은 빛난다. 리우 올림픽 출전,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엔트리 포함, 최근 2023 아시안컵까지 주요 대회를 경험했다. 당시 인터뷰에서 그는 "대표팀은 가고 싶다고 가고, 가기 싫다고 안 갈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언제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지수, 이한범 등 후배 수비수들의 성장을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다며, "다양한 세대가 공존하는 대표팀은 건강한 구조"라고 평가했다.

KakaoTalk_20250709_130800264_01
울산 북구의 골목형상점가 '코끼리종합시장'에서 촬영에 임한 정승현. 애칭 '코끼리'와 맞물린 장소에서, 지역 상권 활성화 차원의 복귀 오피셜 촬영이 이뤄졌다. / 사진 울산HD FC
경기장 밖에서는 절제된 생활 습관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리우 올림픽 당시 비행기에서 책 두 권을 읽었다는 일화나, 인터뷰 자리에서 녹차 외엔 아무것도 마시지 않았다는 모습은 자기 관리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욕심을 내려놓는 것이 좋은 수비수의 조건"이라며, "예전엔 모든 걸 내가 다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매 상황에 집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가장 아쉬웠던 경기로는 리우 올림픽 8강 온두라스전이 떠오른다고 했다. "지금도 가끔 꿈에 나올 정도다. 그만큼 아쉽고 마음에 남는 경기다."

이제 그는 세 번째로 울산 유니폼을 입고 다시 K리그 무대에 선다. 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수비수이자, 다양한 무대에서 쌓은 경험을 지닌 베테랑으로서 후반기 울산의 수비진에 안정감을 더할 전망이다. 정승현의 이름 석 자는 여전히 울산의 믿음이고, K리그에서 신뢰받는 수비수다. 그의 복귀는 팀의 후반기 반등에 있어 중요한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형찬 선임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