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기부, 복지 확충 등 전략 다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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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노력은 금융업이 인구 감소의 직격탄을 맞는 업종이라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줄어드는 금융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업계는 물론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취지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발행한 '2025 인구 변화에 따른 은행의 대응방안' 보고서에서 저출생으로 인한 인구 감소는 은행의 신규 저축 유입과 영업점 방문 고객 수 등에 영향을 미쳐 수익성 하락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저출생 문제가 심화될 시 은행들의 고객 기반이 흔들리면서 지속 가능한 수익을 창출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관련 사업을 꾸준히 확대하는 추세다. 하나은행은 지난 2023년부터 결혼, 임신, 육아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HANA 인생 여정 지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그 일환으로 결혼 비용이 부담스러운 취약계층 예비부부를 위해 그룹 사옥 일부를 웨딩홀로 리모델링한 '하나 그랜드홀'을 무료로 대관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충청 지역에 4호점 개점을 앞두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6월 5일 차병원과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을 통해 우리은행 임직원은 물론, 공급망 금융 플랫폼 '원비즈플라자'를 이용하는 중소기업 직원들도 난임 치료와 출산 관련 의료 서비스를 실질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은행들은 결혼이나 출산을 준비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적금 상품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아이사랑적금'은 대표적인 사례다. 이 상품은 자녀 수에 따라 최대 연 4.0%의 우대이율을 제공하며, 육아 부담을 줄이기 위해 KB국민은행 입출금 계좌로 아동수당을 6회 이상 수령하면 연 3.0%의 '육아응원우대이율'도 추가로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출산을 준비 중인 부부를 위해 '신한 다둥이 상생 적금'을 출시했다. 결혼, 임신, 난임 등 관련 증빙서류를 제출하면 '저출생 상생 우대'로 연 1.0%의 우대이율이 적용되며, 자녀 수에 따라 최대 2.5%까지 추가 금리를 제공한다.
은행들은 사내 직원들의 출산과 육아 부담을 덜기 위한 복지 개선에도 힘을 쏟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출산한 아내가 있는 직원을 위해 배우자 출산휴가 20일을 '120일 내 3회 분할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제도의 유연성을 높였다. 특히 임신을 계획 중인 직원에게는 '난임 치료 휴가' 6일을 제공하고, 이 중 처음 2일은 유급으로 보장해 부담을 완화했다. 자녀 학자금 지원 제도 역시 기존의 '2인 자녀 제한'을 폐지해 양육 중인 직원에 대한 지원 범위를 넓혔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저출생 위기는 정책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로, 사회 각계의 노력이 중요하다"며 "은행권도 가족 친화적 기업문화를 확산시키고, 출산·육아에 대한 긍정적 사회 분위기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