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AI 의료 2030년 10배 이상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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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갤럭시 테크포럼 2025'를 통해 커넥티드 케어 전략을 구체화했다. '건강의 다음 장: 예방과 커넥티드 케어의 확장'을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서는 헬스 데이터를 병원 시스템과 연결하고, 사용자 중심의 헬스케어 서비스로 발전시키는 방향성이 논의됐다. 삼성 MX사업부 박헌수 디지털헬스팀장은 "삼성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며, 개방형 생태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삼성메디슨이 선보인 AI 초음파 기기 'Z20'도 이 같은 전략의 연장선이다. 해당 기기는 자동 측정 및 영상 인식 기능을 갖추고 있어 진단 정확도와 의료진의 작업 효율성을 동시에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삼성은 웨어러블과 의료기기, 병원 시스템을 하나의 생태계로 통합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의료 시장 진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디지털 헬스 플랫폼 '젤스(Xealth)' 인수를 추진하며 의료 데이터 통합 생태계 강화에 나섰다. 삼성은 젤스를 활용해 웨어러블 기기에서 수집된 생체 정보를 병원 진료와 직접 연결하는 '커넥티드 케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저장 방식은 사용자의 기기 내 저장을 원칙으로 하되, 성능 향상을 위한 클라우드 전송이 필요한 경우 사용자에게 명시적 동의를 받는 '하이브리드 접근법'을 채택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AI 기반 건강 인사이트 기능과 생성형 AI를 활용한 코칭 시스템 도입도 검토 중이다.
반면 LG는 정밀한 분석 기술을 통해 질병 예측 정확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 LG AI연구원은 병리 이미지와 유전체 정보를 동시에 분석해 암 유전자 변이를 예측하는 AI 모델 '엑사원 패스 2.0(EXAONE PASS 2.0)'을 공개했다. 해당 모델은 기존 수 주 이상 소요되던 분석 시간을 1분 이내로 단축했으며, 폐암과 대장암 등 주요 암종에 대해 국내외 최고 수준의 예측 정확도를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LG는 이 모델을 기반으로 미국 밴더빌트대 메디컬센터와 멀티모달 의료 AI 플랫폼 공동 개발에도 착수했다.
LG는 바이오 및 의료 연구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임상 기반의 기술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기존 소비자 대상 디바이스보다는 전문 의료기관과의 연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진단 알고리즘의 고도화를 통해 질병 조기 발견과 치료 선택지 확대 등 의료 현장 내 활용 가능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시장 공략 방식에서도 차이가 난다. 삼성은 플랫폼 인수와 테크포럼 등을 통해 북미 시장과의 연결고리를 빠르게 확보하고 있고, LG는 글로벌 바이오 기업 및 병원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기술 신뢰도와 임상 적용성을 확보하고 있다.
의료 AI 시장은 아직 두 기업 전체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지만, 향후 기술 진보, 규제 완화, 의료 수요 증가 등에 따라 시장 규모가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은 글로벌 의료 AI 시장은 2023년 158억달러(약 21조7281억원)에서 2030년 1817억달러(약 249조8738억원)로 10배 이상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