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정 비판’ VOA·RFA 자금지원 중단에 감사 표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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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미얀마 군사정권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에 대한 답장을 미얀마어·영어로 공개했다.
군사정권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에 대해 미국이 자신들을 미얀마 집권세력으로 인정한 첫 사례라고 밝혔다. 흘라잉 사령관은 답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진정한 애국심으로 나라를 번영으로 이끄는 강력한 리더십을 인정한다"고 했다.
또 "2020년 미국 대선 당시 당신이 겪었던 어려움과 마찬가지로 미얀마도 심각한 선거 사기와 상당한 부정행위를 겪었다"고 주장했다. 미얀마 군부는 2020년 11월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을 거두자 총선이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며 이듬해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켰고, 지금까지 집권하고 있다.
흘라잉 사령관은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미얀마 군사정권에 비판적인 보도를 해온 미국의소리(VOA)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자금 지원을 중단했고 이후 이들 방송이 미얀마어 방송을 중단한 데 대해서도 깊은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미국이 미얀마산 상품에 대한 40% 관세를 10∼20%로 낮추고 미얀마가 미국산 상품 관세율을 0∼10%로 낮추는 방안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안했다. 이어 필요시 무역 협상을 위해 워싱턴DC에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군사정권을 겨냥한 미국 경제 제재의 완화 또는 해제를 요청했다.
앞서 미국시간으로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은 흘라잉 사령관 앞으로 서한을 보내 40%의 상호관세를 내달 1일부터 부과하겠다고 통보했다. 그동안 미국은 2021년 군사정권이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이후 정권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고 공식 접촉을 피해 왔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도 미국 행정부가 미얀마 군사정권에 4년 여 만에 처음으로 보낸 서신이다.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의 리처드 호시는 AFP에 "미국이 흘라잉 사령관과 군사정권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A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전날 새벽 미얀마 중부 사가잉 지역의 한 불교 사원이 군사정권의 공습을 받아 최소 23명이 사망했다고 여러 소식통이 전했다. 익명의 한 저항단체 회원은 새벽 1시께 군사정권 전투기가 폭탄을 투하해 어린이 4명을 포함한 민간인 23명이 숨졌다고 AP에 밝혔다. 사원 건물에는 최근 몇 주 동안 인근 마을 주민 150여 명이 교전을 피해 대피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원 근처의 한 주민은 사망자 23명이 확인된 것 외에도 더 많은 사람이 공습으로 부상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