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 원짜리 배달 커피까지 등장
악순환 계속 경우 국가 경제 치명타
|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현재 중국 경제의 소비 부진은 상당히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단언해도 좋다. 이는 그동안 전체 경제를 견인해왔다고 해도 괜찮을 소비 주체인 MZ 세대들조차 최근 들어서는 도무지 지갑을 열 생각을 하지 않는 현실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한끼 식사에 채 10 위안(元·1930 원)도 하지 않는 이른바 충구이타오찬(窮鬼套餐·거지 세트)이 요즘 대유행하고 있는 사실을 상기하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이 수년 전까지 유행했던 고가품 판매 전략을 고수한다는 것은 거의 자살행위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저가품 위주로 판매 전략을 짜는 것이 정말 소망스럽다. 실제로도 그렇게 하고 있다. 그것도 살인적인 가격 인하 경쟁을 통해 생존을 도모하고 있다.
어느 정도인지는 글로벌 전기자동차 업계의 최강자 BYD(비야디比亞迪)조차 거의 전 제품을 30% 전후의 가격에 할인 판매하는 현실이 잘 말해준다. 이뿐만이 아니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정보통신기술(ICT) 제품들 역시 거의 대부분 지난해 하반기보다 최대 20% 정도 내린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일상 생활과 밀접한 식음료 업계의 가격 경쟁을 일별할 경우는 아예 기가 막힌다고 해야 한다. 버스비보다 싼 2 위안짜리 배달 커피, 5 위안에 불과한 햄버거 등의 존재가 중국 최고 소비 도시인 상하이(上海)에서조차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이 현실있다. 링링허우(零零候·2000년대 출생아)인 천윈(陳雲) 씨가 "나는 식음료비로 하루 50 위안 이상을 절대 쓰지 않는다. 내 친구들은 다 그렇다. 워낙 시중에 싼 먹거리들이 많기 때문에 이렇게 소비해도 무리가 없다"면서 최근 자신들의 식음료 소비 트렌드를 설명하는 것은 분명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한다.
문제는 앞으로 이런 가격 경쟁이 더욱 기발한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이 아닐까 싶다. 게다가 자칫 잘못하면 뉴노멀(새로운 표준)로 굳어지지 말라는 법도 없다. 상황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사회 전반적인 소비 부진으로 촉발된 가격 인하 경쟁이 경제 전체의 악순환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 당국이 이제 올해 5% 안팎의 경제 성장률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자신하는 것에서 벗어나 이 문제의 해결에 진력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해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