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취재후일담]예비부부들 “스드메 불공정 판매 관행 여전”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713010007226

글자크기

닫기

이정연 기자

승인 : 2025. 07. 13. 16:20

스드메 업종 수입 5년새 2.6배↑
폭리 수단 알아도 대응 어려워
ChatGPT Image 2025년 7월 13일 오후 03_29_08
/챗GPT
이정연
기획취재부 이정연 기자
최근 결혼을 준비하는 보현씨(가명)는 드레스 피팅을 갔다가 사진 촬영이 안 돼 선택에 애를 먹었다고 말했습니다. 보현씨는 "그림을 그려왔지만 집에 오니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며 "드레스숍 계약을 결정한 후에서야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준다"고 토로했습니다.

승한(가명)씨도 최근 스튜디오 추가금 악습에 당할 수 밖에 없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액자 가게에 맡기면 2~3만원에 해결이 가능하다는 걸 알면서도 막상 상황이 닥치니 15만원에 달하는 추가금을 내고 액자 프레임을 바꿔 왔다"고 말했습니다. 대개 옵션에 액자 비용이 무료라며 홍보하지만, 요즘 인테리어와 동떨어진 프레임을 보여주고는 추가금을 내면 아크릴 등으로 만들어 줄 수 있다며 판매를 유도한다는 것입니다. 대개 결혼이라는 호사에 얼굴 붉히기 싫어 폭리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예비부부들이 감내하는 것 아니겠냐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정부가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스드메) 등 결혼준비대행업의 불공정 관행에 철퇴를 가하겠다고 밝혀 왔지만 최근까지도 불만이 쏟아지는 모습입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는 일부 스드메 업체에 대한 가격이 공시되고 있지만, 모든 업체를 포괄하는 것이 아닌데다가 일반적으로 패키지 할인가로 구매하는 관행에 비춰봤을 때 실제와 동떨어져 제대로 된 가격 비교는 여전히 어려운 현실입니다.

공시된 업체들은 주로 대형 웨딩플래너 회사에서 관리하는 업체들이고, 훨씬 더 저렴한 서비스로 운영하는 실속있는 스튜디오들은 아예 이름을 올리지 못 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지금의 형식적인 공시는 소비자 항의 시, 원가가 이렇지 않느냐는 업체 항변 도구가 되기 십상입니다. 예컨대, 자기만의 취향을 중요시하는 MZ세대에게 소구되는 야외스냅, 세미웨딩촬영 등 여러 선택지 변화도 반영하지 못 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가격 거품을 덜고, 결혼문화를 합리화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같은 공시 제도를 운영하게 됐다면, 오히려 다양해진 결혼 트렌드를 반영해 우수 업체 사례를 함께 공개해야하는 것 아닐까요.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이 13일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스드메 주업종의 수입금액이 최근 5년 새 2.6배 증가했는데, 특히 드레스의 경우 사업자의 수 증가는 제한적임에도, 수입금액이 3배 가량 늘었다고 합니다. 틀에 박힌 결혼식을 거부하고, 셀프 웨딩 움직임이 보이는데도 업체들 수입이 증대된다는 점은 수상쩍은 일입니다. 가격 정보 공시에 정형화된 웨딩업체 뿐만 아니라, 실제 합리적 결혼을 한 부부들이 이용한 우수 업체 사례들도 함께 알려야 소비자 비(非)친화적 업체가 자연스레 퇴출되지 않을까요.
이정연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