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등 첨단산업 규제는 유기적으로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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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개최한 새 정부의 규제개혁 관련 토론회에서 송승헌 맥킨지앤드컴퍼니 한국오피스 대표는 "한국 정부는 지난 20여년 간 '새로운 성장'을 만들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저성장의 원인으로는 기업가 정신이 발휘되기 어려운 경직된 환경을 꼽았다. 대내외 환경 변화에 신축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시대지만, 현행 규제는 지나치게 일률적이고 유연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송 대표는 지난 20년간 성장의 기회를 잡지 못했기 때문에 이제는 '규제 실패'를 인정하고 핵심 규제부터 집중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상의에서는 꾸준히 메가 샌드박스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메가 샌드박스는 혁신 산업자에 규제를 일정 기간 유예하는 규제 샌드박스를 메가(광역) 단위로 넓힌 개념이다. 최근 국정기획위원회도 대한상의가 제안한 메가 샌드박스 도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지난 4월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국회 '미래산업포럼' 발족식에서도 제도 도입을 건의한 바 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최해옥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기차 배터리를 예로 들면서 유연한 규제 체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전주기적 리스크를 고려한 규제 설계가 필요하고, 민간 인증과 학계 평가를 연계한 체계가 요구된다"면서 "AI와 같은 첨단 신산업 규제를 설계할 때 단일 법률이 아닌 유기적인 시스템으로 접근해 기술친화적이고 신뢰 가능한 유연한 규제체계를 수립하고 개인정보에 대해서도 얼마나 완화해야 할지에 대한 실험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희 중앙대 교수는 규제혁신 체계에 대해 AI 규제지도로 소극행정을 완화하고, 공무원이 규제유지 당위성을 입증하는 규제혁신의 공수전환, 범부처적 규제개선, 샌드박스 데이터가 쌓이면 선제적 법령정비, 의원입법에 대한 규제영향평가 도입 등을 제안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축사를 통해 "이제 대한민국의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방향으로 규제가 설계돼야 한다"며 "현 정부가 추진하는 기술주도 성장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기업이 과감히 도전하고 투자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밝혔다.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도 영상 메시지를 보내 "지방소멸, 청년 유출, 경제 활력 저하 등 구조적 문제의 근본 원인은 과도한 규제에 있다"며 "이제는 정부가 진입 장벽을 걷고, 기업이 자유롭게 도전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와 정치권이 책임 있게 나서 실효적인 규제혁신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파격적인 규제개혁을 위해 국정기획위원회, 중앙정부, 지자체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있는 시기"라며 "규제혁신이 과감한 투자를 이끌어 내고 새로운 성장을 만들어내면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 국가균형발전, 출생률 제고 등이 이루어지는 강한 선순환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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