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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 복음 본질 회복하고 시대 변화 대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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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승인 : 2025. 07. 14. 14:55

한교총 '한국기독교 140주년 기념 심포지엄' 개최
김종혁 대표회장 및 각 교단 총무 등 150여 명 참석
교회의 발전사와 역할, 도전받는 부분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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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 140주년 기념 심포지엄 모습. 이덕주 감신대 명예교수가 한국교회의 현재 모습을 진단하고 있다./사진=황의중 기자
"코로나·내란 사태를 겪으면서 광장에서 여러 가지 모습이 보였다. 원산·평양부흥 운동도 위기의식을 느낀 소수의 기도로 시작됐다. 그래서 예수님도 겉치례(외식)하는 자를 비판하고 골방에서 기도하라고 하신 것 같다. 거리에서 방황하는 목사님들이 골방으로 들어가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이덕주 감리교신학대학교 명예교수)

한국기독교의 지난 140년의 역사와 당면 과제를 조망하는 자리에서 뼈아픈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사단법인 한국교회총연합(이하 한교총)이 주최하고, 한국기독교 140주년 기념사업위원회가 주관하며,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한국기독교 140주년 기념 심포지엄'은 14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 20층 프레스클럽에서 열렸다. 한교총 대표회장 김종혁 목사와 공동대표회장 김영걸 목사(예장통합 총회장), 회원 교단 총무, 신학자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한교총은 1885년 4월 5일, 미국 북장로회 언더우드 선교사와 북감리회 아펜젤러 선교사가 이 땅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공식적으로 입국한 사건을 공식적인 내한 선교의 기준으로 한다. 올해는 선교 140주년으로 한교총은 지난 3월부터 '한국기독교 140년 기념사업'을 추진해 왔다.

한국기독교 14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서기 김종명 목사(예장백석 사무총장)의 사회로 시작한 1부 개회식에는 한교총 명예회장이며 140주년 기념사업위원장인 소강석 목사의 개회사와 김영걸 목사가 축사를 전했다.

소강석 목사는 개회사에서 "오늘 심포지엄은 지나온 한국기독교의 140년을 성찰하고, 150년, 160년을 바라보며 결단하는 자리이기에 강연과 발제에서의 메시지와 논찬에서 혜안을 잘 받아들여 다시 복음의 빛을 발하는 한국교회로 거듭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소망을 전했다.

김영걸 목사는 축사를 통해 "민족의 근현대사와 함께한 한국교회가 복음의 본질을 간직하고 있는지, 세상의 고통에 응답하고 있는지, 다음 세대에게 희망을 전하고 있는지, 자성과 혁신을 통해 무거운 책임을 자각하고, 교회는 복음의 본질을 회복하는 동시에 세상과 적극 소통하고 올바른 길로 이끌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2부 심포지엄은 장로회신학대학교 박경수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됐다. 대표회장 김종혁 목사가 '한국기독교 140년, 다시 복음으로'이라는 제목의 기조 강연을 맡았고 △감신대 이덕주 명예교수가 '한국기독교 선교 140년의 회고와 전망 자유와 민주, 그리고 평화를 위하여' △장로회신학대학교 임희국 명예교수가 '한국기독교 140년의 역할 공공신학적 사회 책임과 회복 방안' △영산신학연구원 김판호 총장이 ' 한국기독교 140년의 도전, 성장과 정체 진단 다음 세대를 위한 교회 혁신 방안 연구' 등의 발표가 있었다.

첫 번째 발제에 나선 이덕주 명예교수는 한국기독교 140년의 역사를 시대(generation)로 구분했다. 즉 1세대(구한말 1870~1910), 2세대(일제 1910~1945), 3세대(해방~현대 1945~현재)로 나눠 역사적 평가를 하고, 세대별 시대정신(근대화·독립·평화통일)과 한국기독교의 역할을 진단했다. 또한 이 교수는 한국교회에 남아 있는 교회 세습, 성직 매매, 인종주의, 극우반공주의를 봉건·신민·분단의 잔재로 분석하고 청산을 촉구했다.

두 번째 발제에 나서는 장신대 임희국 명예교수는 "한국기독교 140년은 공공신학과 사회책임의 역사였다"라고 총평하면서, "초기 선교는 교육과 의료로 이 땅의 근대화에 기여했고,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했으며, 장로교 헌법은 민주공화제·대의민주주의 원리를 담고 있어 이는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 발전에 기초가 됐다"고 강조했다. 또한 "광복 후 김재준 목사와 한경직 목사가 각각 하나님 나라와 민주공화제, 기독교 사회주의의 비전을 제시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오늘날 한국교회는 사회적 신뢰를 상실한 채 위기에 처해 있다"고 성찰하며, 한국교회의 공공성 회복을 당부했다.

세 번째 발제에 나서는 영산신학연구원 김판호 총장은 "한국기독교는 오순절 성령운동, 카리스마적 리더십, 평신도의 참여 확대, '받는'에서 '보내는' 선교로의 전환 등으로 세계적인 영향력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2010년대 이후 청년 이탈, 세속화, 권위주의 리더십, 사회적 신뢰 하락 등의 복합적 위기가 도래했으며, 교회 내부의 구조적 경직성과 문화적 민감성 결여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세대 통합 리더십, 디지털 기반 복음 실천, 지역사회 중심의 교회 재정립이라는 세 축으로 다음 세대를 위한 교회 혁신 방향을 제안했다.

이후 총신대학교 허은철 역사교육과 교수, 한목협 직전대표회장이자 성락성결교회 지형은 목사, 연세대 의료원 원목실장 겸 교목실장 곽호철 교수의 논찬 후 참석자들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특히, 심포지엄을 마무리하면서 한교총 대표회장 김종혁 목사는 "우리는 다시 복음 앞으로 돌아가야만 한다"며 한국교회의 전반적인 성찰을 촉구했다. 이를 위해 한교총은 이번 심포지엄 발표 원고와 제안한 내용을 정리해 7월 말까지 회원 교단과 전국 교회에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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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주 교수가 선교 140주년을 돌아보고 교회에 필요한 시대정신을 설명하고 있다./사진=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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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임희국 장로회신학대학교 명예교수./사진=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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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호 영산신학연구원 총장은 한국기독교의 폭발적인 성장과 정체 현상을 분석했다./사진=황의중 기자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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