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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외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정계에선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닉 애덤스와 관련한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
호주 출신으로 2012년 미국에 귀화한 닉 애덤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로 알파메일(우두머리 남성)을 자청하며 과거부터 여러 논란의 중심에 서왔다. 그는 "트럼프의 반대파들이 학교에서 이슬람을 가르치려 한다"며 경쟁자들을 이슬람 지지자라 비난해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자유 팔레스타인' 핀을 달고 있던 웨이트리스를 해고하도록 식당 주인을 설득했다면서 "테러를 지원하는 사람들에게 서비스를 받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 자랑하는 게시물을 작성하기도 했다.
이슬람 혐오·여성 혐오·시오니즘(유대민족주의) 지지 발언으로 악명 높은 그의 대사 지명 소식에 말레이시아 정계는 즉각 반응했다.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가 이끄는 집권 연정 희망연대 소속 아마나당의 관계자 무사브 무자하르는 "닉 애덤스는 외교관도, 정치인도 아니다. 단지 극우 선동가이자 시오니스트 정권의 시끄러운 지지자일 뿐"이라며 "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증오·인종차별·이슬람 혐오로 가득 차 있다"고 맹비난했다.
동남아시아의 대표적인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는 특히 팔레스타인의 권리를 수십 년간 지지해왔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의 창립 회원국인 말레이시아는 최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대한 미국의 옹호와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 관세 부과 등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강력히 비판해오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닉 애덤스가 대사로 지명됐다는 소식에 SNS와 현지 언론 등에서도 "닉 애덤스와 닉 애덤스의 증오는 말레이시아에서 환영받지 못한다"는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닉 애덤스의 대사 지명은 그간 미국이 말레이시아에서 펼쳐온 외교 정책 스타일과도 다르다. 언론들은 이전 대사들이 "신중하고 실용적이며, 섬세하고 조용한 스타일의 외교를 선호하는 말레이시아의 정책에 적합한 노련한 경력 외교관들이었다"고 지적했다.
현재 주말레이시아 미국 대사인 에드가드 케이던 대사가 말레이시아에 부임한지 16개월에 불과하다는 점에서도 "미국의 외교 정책의 연속성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외교관은 "(대사란) 직위에 적합한 사람보다 정치적 충성파를 선호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