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수익성 이어질지 의문"
HMM 노조도 의견 갈리고 있어
정부·기업간 논의 필요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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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부산 지역에서는 최근 HMM 본사 이전과 관련해 적극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전날 부산상공회의소는 'HMM 본사 유치 경제효과 및 유치전략' 보고서를 통해 HMM 본사를 부산을 옮기면 향후 5년간 총 15조6000억원의 경제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고급 인재는 물론 다른 해운사들까지 부산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근거에서입니다. 이에 부산 지역의 시민·학계·상공계 등도 합심해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업계와 HMM에서도 같은 의견일까요? 사실 그렇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HMM 육상노조에서는 이재명 대통령 취임 직후 부산 이전에 대해 "상장사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훼손하는 정치적 폭력"이라며 강하게 반대 의견을 내놨습니다. 직원들의 의사를 고려하지 않은 채 하루 아침에 근무지를 바꿀 수 없단 주장입니다.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힌 적 없는 해상노조는 해기사로 구성돼, 사실상 서울 본사에서 근무하는 직원들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기도 합니다.
해운업계는 어떨까요. 최근 양창호 해운협회 상근부회장은 "부산의 해양 수도 위상 강화에는 긍정적이겠지만, 해운업 자체의 활성화나 수익성 증대와 연결되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해운사와 고객사들이 주로 수도권에서 활동하는데, 오히려 소통 과정에서 비효율적으로 될 수도 있다. 해운사들에게 부산은 수많은 글로벌 터미널 중 하나일 뿐"이라면서도 "정부에서 (본사 이전을) 직접 나서겠다고 하는데 어쩔 도리는 없을 것"이라고 귀띔합니다.
본사 이전이 현실화된다면 회사 안팎으로 갈등이 깊어질 것이란 게 어느정도 짐작이 갑니다. 당장 해수부 노조도 해수부 이전에 대해 반대한다며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정부는 아직 HMM 직원들과 부산 이전에 대해 직접적인 논의에 나선 적이 없습니다. HMM의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 수장과 함께 해수부 장관도 정해지지 않아, 본사 이전이 현실화되기까진 수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3여년 전 발생한 포스코홀딩스 본사 이전 이슈가 떠오릅니다. 당시 포스코홀딩스 본사 소재지를 서울에서 포항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회사와 지역사회는 의견을 달리한 적이 있습니다. 소재지는 물론, 직원들도 근무지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일부 제기됐지만 결국 직원들은 서울 근무를 유지하게 됐습니다.
이번 HMM의 본사 이전 여부 역시 갈등이 예상됩니다. 다만 이에 앞서 객관적인 분석과 검증을 거쳐야 할 테고,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직원들의 의견도 우선적으로 들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제2, 제3의 대안이 있을지도요. 지금은 모두의 입장을 충분히 듣는 시간을 가지는 게 먼저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