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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엘리베이터, 8년 만에 다시 연지동 사옥 매각 카드…수익성 최우선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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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기자

승인 : 2025. 07. 15. 17:26

우선협상대상자에 볼트자산운용
신성장동력 확보·현금배당 확대 기조
자본배치 최적화 구상에 부동산 '만지작'
현대엘리베이터 연지동 사옥
현대엘리베이터 연지동 사옥./현대엘리베이터
현대그룹은 어려울 때마다 서울 연지동 사옥을 활용해 왔다. 지난 2008년 건물 매입 후 2012년에는 구조조정 차원에서 코람코자산운용에 매각했으며, 2017년 다시 매입하면서 당시 재계에서는 현대그룹이 현대상선(HMM) 계열 분리 후 자존심을 회복하는 신호로 봤다. 그리고 8년 후 현대그룹은 다시 사옥 매각 카드를 꺼냈다. 비영업용자산을 최대한 활용해 그룹 주축인 현대엘리베이터의 유동성을 늘리고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매각에 성공하면 현대엘리베이터는 매년 발생하는 수십억원대의 운영비용도 절감하게 된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는 전날 연지동 사옥 매각과 관련해 우선협상대상자로 볼트자산운용을 선정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4년 현대엘리베이터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따라 연지동 사옥에 대해 매각을 포함해 자본배치 최적화를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연지동 사옥은 한때 HMM과 함께 썼지만, HMM이 지난 2022년 여의도로 사옥을 옮기고 현재는 일부 동을 서울대병원에서 임대 중이다.

연지동 사옥의 매각이 실현된다면 현대엘리베이터는 상당한 차익을 볼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추정하고 있는 매각가는 4000억원 이상으로, 2017년 2500억원에 매입했던 것을 감안했을 때 해당 금액으로 매각이 진행될 시 8년 만에 약 60%의 수익을 보게 되는 셈이다.

올 1분기 기준 현대엘리베이터의 유동자산은 1조4216억원이며 이 중 현금 자산은 3290억원이다. 현대엘리베이터의 기업가치제고 계획에 따르면 승강기 핵심사업 역량 강화 및 해외 사업 수익실현 외에도 모듈러 건축시장 지출 및 AI·스마트 기술 개발을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를 계획하고 있다. 또한 현금배당을 확대해 주주환원율 50% 이상을 달성한다고 밝혀놓은 상태여서 충분한 재원이 필요한 상태다.

당장 국내외 건설 경기가 크게 나아지지 않은 데다가 회복된다 하더라도 엘리베이터 수주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유동성을 넉넉히 마련해 놓을 필요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자본배치 최적화 구상에 따라 투자부동산을 정리하고 있다. 연지동 건물 역시 현대엘리베이터의 사옥으로 사용하는 부분 외에는 회계상 투자부동산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기준 현대엘리베이터의 연결기준 투자부동산의 공정가치는 2670억원이다. 여기에는 현재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나진전자월드 상가 등도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지난해 투자부동산에서 발생한 임대수익은 약 105억원으로 적지 않지만, 이와 관련된 운영비용도 89억원으로 수익에서 해당 비용을 제외하면 순수익이 큰 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현대엘리베이터는 볼트자산운용과 매각 관련 세부 사항을 협의할 예정이다.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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