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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3위로 밀린 LG생건, ‘북미 B2C·뷰티 디바이스’로 반등 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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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연 기자

승인 : 2025. 07. 15. 17:47

美아마존 채널서 70% 매출 성장 목표
프라엘 품고 미용기기 시장 본격 진출
뷰티PB 중심 글로벌 리밸런싱도 착착
사업재편 통한 수익 다변화 전략 가속
한때 '황제주'로 통했던 LG생활건강이 국내 화장품 업계 시가총액 3위로 밀려났다. 중국 소비 부진이 발목을 잡으면서다. 자존심을 구긴 LG생활건강은 북미 시장 강화와 뷰티 디바이스 시장에 본격 진출하며 올해 반등을 노리겠다는 복안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5조1852억원으로 지난해 상장 이후 고성장을 이어온 에이피알(6조7110억원)에 2위 자리를 내줬다. 업계에서는 국내 화장품 시장의 구도 재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올 2분기도 성장은 지지부진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LG생활건강의 올해 2분기 실적을 매출 1조7418억원, 영업이익 1375억원으로 추정했다.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3.2%가 줄어든 수치다. 핵심인 화장품 부문 회복세가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심지어 최근 LG생활건강의 북미사업을 이끌어왔던 문혜영 미주사업총괄이 사임하면서 북미 시장 전략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북미 시장은 LG생활건강이 중국시장을 대체할 시장으로 키우고 있는 곳 중 하나다.

하지만 LG생활건강은 글로벌 리밸런싱 전략에는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이미 북미·일본·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 재구조화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북미 시장은 B2B(기업간거래)에서 B2C(기업과소비자간거래) 채널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아마존 채널에서 전년 대비 70% 매출 성장도 기대하고 있다. 아마존 내 제품과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타 오프라인 채널 확장을 시도하기 위한 일종의 전략이다.

자체 브랜드(PB)인 '더후' '더페이스샵' 'CNP' '빌리프' 등을 중심으로 마케팅 투자도 늘리고 있다. 이를 위해 LG생활건강은 지난 4월 약 1860억원 규모의 북미 법인 유상증자를 단행한 바 있다. 이 중 860억원은 자회사 더에이본컴퍼니 운영에 투입해 자체 브랜드의 마케팅 투자를 확대하고, 장기 성장 기반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뷰티 디바이스 시장에도 본격 진출했다. 최근 LG전자로부터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LG프라엘'을 양수받고 관련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미용기기 시장은 성장 잠재력은 크지만 진입 장벽도 높은 분야로 기존 화장품 사업의 정체를 보완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LG경영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홈 뷰티 디바이스 시장은 2018년 5000억원에서 2022년 1조 6000억원으로 성장했다. 2030년에는 3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세는 LG생활건강에 큰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금을 '사업 다각화의 전환기'로 규정한다. 전통 화장품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생활용품' '음료' '디바이스' 등으로 외연을 넓히고 수익 기반을 다변화하는 전략이다. 프리미엄 생수 브랜드 '울림워터'를 내세우며 생수시장에 뛰어든 것도 이 같은 흐름의 일환이다. 울림워터는 호텔과 백화점 등 프리미엄 채널을 중심으로 확장할 계획이며 온라인 론칭도 준비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뷰티업계 한 관계자는 "LG생활건강은 그동안 중국 소비재 호황의 최대 수혜 기업 중 하나였지만 현재는 그 틀을 넘어야 할 시점"이라며 "기존 브랜드의 리뉴얼, 신제품 출시, 디지털 채널 강화 등 전방위적인 구조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창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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