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먹다보면 중독되고 남용" 의사회 "약물은 치료 돕는 도구 근거없는 발언, 환자에 악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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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칠 마약예방치유단체 '은구' 대표./MBC
마약예방치유단체 ‘은구’ 대표인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가 “ADHD약으로 마약에 입문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 발언에 의학계가 "과학적 근거 없는 왜곡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남 대표는 지난 16일 MBC '뉴스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청소년과 젊은 여성들의 마약성 의약품 남용 실태의 심각성을 지적하며 “성적을 우선시하는 분위기 때문에 청소년들에게 ADHD 약을 권하는 어른들이 있다. 그런데 이 약에는 마약 성분이 들어 있어서, 먹다 보면 중독되고 남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작곡가 돈스파이크를 언급하며 “어떻게 마약을 시작했냐고 물으니, ADHD 약에 중독돼서 필로폰까지 하게 됐다고 하더라. 이런 식으로 부모들이 아이에게 ADHD 약을, 마약을 권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돈스파이크는 필로폰 소지 및 투약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출소했다.
이에 대해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17일 성명서를 내고 "근거 없는 발언"이라며 반박했다.
의사회는 "수십 년간 연구와 대규모 분석에 따르면 ADHD 진단을 받고 의사의 처방에 따라 치료제를 복용한 환자들이 향후 불법 마약, 알코올, 담배 등 물질에 더 많이 노출된다는 근거는 없다"며 "오히려 일부 연구에선 적절한 치료가 향후 약물 남용 위험을 낮춘다는 보호 효과까지 보고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의사회는 "위험은 약물이 아니라 치료받지 않은 ADHD 그 자체"라며 "치료받지 않을 경우 오히려 물질남용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은 "특히 공인이나 영향력 있는 인사의 근거 없는 발언이 환자와 가족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며 "실제로 ADHD 치료에 대한 오해와 낙인은 필요한 치료를 회피하거나 중단하는 사태를 불러오고 있으며 이는 ADHD를 가진 이들의 삶의 질과 건강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