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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년의 잡초이야기-45] 그리움과 기다림 ‘달맞이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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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7. 17. 17:35

달밎이꽃
달밎이꽃 그림
"얼마나 기다리다 꽃이 됐나, 얼마나 그리우면 꽃이 됐나". 한국의 스티비 원더 이용복 가수가 1972년에 발표한 노래 '달맞이꽃' 첫 구절 가사이다. '달맞이꽃'은 밤에 꽃이 핀다. 해가 비출 땐 꽃잎을 접고 있다가 밤이 되면 달을 맞이하듯이 꽃을 피운다고 해서 이름이 '달맞이꽃'이다.

우리가 가까이하는 대중가요의 많은 가사 내용이 사랑을 주제로 하고 있는데 달맞이꽃만큼 서정적인 감동을 주는 소재도 없을 것 같다. 고요한 밤, 달빛 아래 쓸쓸히 피어나는 꽃모습이 짙은 그리움과 외로움을 절절이 투영하고 있지 아니한가. 그러하기에 달맞이꽃은 많은 예술가들에 의해 시, 소설, 노래, 그림 등으로 아름답게 승화되었다.

그리움을 가슴에 담고 있다는 것은 우리 내면에 고독과 간절함이 공존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리움과 기다림이 가리키는 것이 어찌 임뿐이랴! 우리 모두는 더 나은 미래를 갈구하며 언제나 희망의 바람을 키워가고 있다. 어렸을 적 어머니 품에 안겨 정월 대보름날 달님에게 소원을 빌었던 모습이 달맞이꽃과 참으로 닮았다. 그래서 달맞이꽃이 더 정겹게 다가오는 것 같다.

최근에는 달맞이꽃의 원예종으로 낮에도 꽃이 피는 '낮달맞이꽃'이 주변 화단에 많이 심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색깔도 황금색, 분홍색 등 각양각색이다. 그러나 고고한 달빛 아래 빛나는 오리지널 달맞이꽃의 신비롭고 정겨운 자태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오늘 밤에는 애잔한 그리움과 기다림으로 달빛을 향해 수줍게 핀 달맞이꽃을 맞이하러 심야 외출을 해야겠다.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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