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진출·중저가제품 개발 상대적으로 늦어
내년 LFP 배터리 시장 본격 진출
전문가 "中시장 이길 경쟁력 찾아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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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배터리업계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올해 2분기 2052억원의 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2723억원) 대비 적자 전환이다. 또 이 경우 지난해 4분기부터 이어진 3분기 연속 적자다.
주력인 유럽은 물론, 시장 진출에 나선 미국마저 상황이 녹록지 않은 까닭이다. 삼성SDI는 북미에 단독 공장 없이 스텔란티스, GM 등 완성차업체들과 합작 공장을 운영 또는 구축 중이다. 대표적으로 스텔란티스와의 JV인 스타플러스에너지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가동에 들어간 까닭에 현지 보조금 혜택이 커지기까진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유럽에는 삼성SDI의 헝가리 단독 공장이 있으나, 전기차 수요 둔화와 중국업체와의 경쟁에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삼성SDI는 프리미엄 전기차에 들어가는 삼원계 제품에 집중하며 수익성 우위 전략을 펼쳐왔다. 고성능 배터리를 비싼 값에 팔아오면서 그룹 내 알짜 계열사로 성장했고, 2023년까지만 해도 국내 배터리사들 중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았다.
하지만 최근 1~2년새 저가용과 ESS(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가 업계의 새로운 붐으로 떠올랐고, 기존에 시장을 독점해온 중국과 더불어 사전 투자에 나선 LG에너지솔루션 등 일부 국내 업체들만 선방할 수 있었다. 후발주자로 나선 삼성SDI는 올해 5월 유상증자로 1조655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고, 기술 개발과 유럽 시장 확대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삼성SDI는 LFP 배터리 개발을 기존 계획대로 이어가고 있다. 내년 상반기부터 울산 마더라인에 ESS용 LFP 배터리를 양산할 예정이다. 2027년에는 전기차용 LFP 배터리를 생산한다. 다만 전기차용의 경우 고객사와 논의에 따라 계획이 일부 수정될 수 있다는 게 삼성SDI 측 설명이다.
물론 기존의 프리미엄 전략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삼성SDI는 ESS용 일부 제품에서 삼원계 방식을 택해 제품 안전성을 높이고 있다. 현재는 유럽 업체에 SBB(삼성배터리박스) 1.0을 공급하고 있지만, 내년에는 성능을 강화한 SBB 1.5를 선보인다. SBB 2.0이 LFP 배터리를 적용한 ESS 제품이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기존 프리미엄 전략에서 저가형 배터리로 완전한 계획 수정도 고려해 볼만하지만, 전기차 캐즘이 이어지고 있어 방향을 전환하기도 쉽진 않다. 이는 국내 배터리 3사 모두가 처한 문제기도 하다"며 "또 (삼성SDI가) 내년 울산에서 LFP 배터리를 생산하지만, 후발주자로서 저가 공세를 뚫기 어려워 현 사업전략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LFP 배터리 관련) 기존 계획대로 개발 및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