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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상장 나서는 ‘조대어’ 대한조선…공모시장 투심 끌어올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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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 기자

승인 : 2025. 07. 17. 16:28

공모시장 훈풍에 이어 조선업황도 견조한 수준 나타내
2년 동안 매출 성장 곡선 그려…흥행 기대감 키워
상장 직후 유통 물량 20% 상회한다는 점은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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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삼동 대한조선 대표이사가 17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상장 이후 전략을 말하고 있다. /대한조선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조(兆)단위 대어로 평가받는 대한조선이 내달 1일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다. 대한조선의 기업가치는 약 2조원으로 추정되는데, 올해 들어 LG CNS 다음으로 큰 규모다. 조단위 기업들의 IPO 흥행 여부에 따라 공모시장 분위기도 좌우되는 만큼, 시장에선 대한조선의 상장을 주목하고 있다.

공모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수의 IPO 기업이 주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데, 여기에 조선업황까지 견조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특히 대한조선의 경우 2년 동안 매출도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어 흥행 기대감을 한층 더 키우고 있다.

다만 상장 직후 유통 물량이 20%를 상회한다는 점은 부담이다.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피어그룹(유사 업종 기업) 선정이 적절했냐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피어그룹과 연간 매출액 차이가 크기 때문인데, 프리미엄이 과도하게 반영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17일 대한조선은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해 상장 이후 추진할 중장기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왕삼동 대한조선 대표이사는 "이번 상장을 통해 내재화된 생산 경쟁력과 차세대 친환경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강력한 입지를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조선은 중대형 탱커선 및 컨테이너선에 경쟁력을 보유한 전문 조선업체이다. 지난 11일부터 이날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 다가오는 22일부터 이틀 동안 일반 청약을 실시한다. 공모 예정 주식 수는 총 1000만주이며 희망 공모가는 4만2000원~5만원 수준이다.

수요예측 결과로 공모가 상단을 결정할 경우, 대한조선의 시가총액은 1조9000억원으로 확정된다. 약 2조원 수준인데, 이는 올해 들어 IPO를 진행한 기업 중 LG CNS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업계에선 대형 상장기업들이 시장에 잘 안착하는지에 따라 향후 공모시장에도 큰 영향을 끼치는 만큼, 대한조선의 흥행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최근 코스피 강세에 힘입어 공모시장도 활기를 보이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달 초 상장한 뉴엔AI, 싸이닉솔루션 등은 상장 이후에도 줄곧 오름세를 이어가 100% 넘는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가치 조단위 대형사들은 공모시장에서 투자심리에 대한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며 "대한조선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입성한다면, 뒤이어 상장하는 IPO 기업들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대한조선은 환경 관련 규제 강화, 환율 상승 등 우호적인 시장 환경 속에서 2년 연속 매출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2년 연간 매출액으로 6937억원을 거둔 뒤, 2023년, 2024년 각각 8164억원, 1조753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상장 당일 유통 물량이 22% 수준이라는 점은 불안 요인이다. 6개월 이후에는 47.8%까지 물량이 확대된다. 오버행(대규모 물량 출회) 우려로 인해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얘기다.

공모가를 산정할 때, 피어그룹을 적절한 기준대로 선정했는지에 대한 논란도 존재한다. 지난해 매출액만 비교해 봐도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과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앞서 대한조선은 공모가 산정에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주요 지표로 삼았다. 피어그룹 평균 PBR 4.58배를 적용해 주당 평가가액을 6만9825원으로 산출하고, 여기에 28.4~39.9%의 할인율을 반영해 공모가 밴드를 도출했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대한조선이 대형사들이 영위하는 사업에 대한 프리미엄을 받을 수 없음에도 이들 회사의 밸류에이션을 가지고 왔다는 게 어불성설이고, 또 회사가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도 관건"이라며 "환율이 하락할 수 있는 부담도 존재하기 때문에 지속성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종덕 대한조선 재무실장은 "피어그룹보다 자기자본이 작지만, 작은 것 대비해 수익률이 매우 높다"며 "자기자본수익률(ROE) 측면에서 고려한다면 매력 있는 가격대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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