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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현지매체 던과 BBC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국가재난관리청(NDMA)은 지난 24시간 동안 쏟아진 폭우로 최소 63명이 사망하고 29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사망자 대부분은 폭우로 인해 주택이 붕괴하며 사망했고 익사·감전으로 인한 사망자도 발생했다. 파키스탄에선 지난 6월 말 몬순 우기가 시작된 이래 전국 사망자수가 약 180명으로 늘어났다. 사망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어린이들이다.
수도인 이슬라마바드 인근 라왈핀디시는 17일을 임시 공휴일로 선포하며 주민들의 외출 자제를 촉구했다. 수위가 급상승한 눌라라이강 인근 주민들에게도 대피령을 내렸다.
차크왈 시의 경우 하루 동안 400㎜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도시 전체가 물에 잠겼고, 구조대가 보트를 타고 고립된 주민들을 찾아 나서기도 했다. 파키스탄 당국은 군용 헬리콥터 등을 동원하여 구조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인구 2억 5000만의 파키스탄은 세계에서 기후 변화에 가장 취약한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파키스탄과 인도 등 남아시아국가들은 6월 말부터 9월까지 지속되는 몬순 우기에 연간 강수량의 70~80%가 집중된다. 기후 변화로 우기가 길어지고 폭우 강도도 더 높아지고 있지만 하수와 배수 시설이 열악하다. 파키스탄 정부는 기후 위기가 파괴적인 폭우와 홍수를 야기하는 가운데 국제사회가 충분한 지원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일각에서는 주요 원인인 기후 변화 외에 파키스탄 정부의 오랜 무능과 정책 실패가 피해를 더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후 전문가 알리 타우키르 셰이크는 알자지라에 "우리가 목격하는 피해는 명백한 '무대책의 대가'"라며 "법을 위반하며 강바닥과 강가에 주택들이 계속 건설되고 있는데 이게 어떻게 몬순 폭우의 잘못이냐"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번 펀자브주에서 발생한 인명 피해의 대부분은 강 근처에 불법으로 지어지거나 부실하게 지어진 주택들이 급류에 휩쓸리며 발생했다. 유엔의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도시 인구 50% 이상이 '카치 아바디스'라 불리는 무허가 빈민가에 거주할 정도로 도시 계획이 부재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