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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참사’ 엔진 조사 결과 발표 무산…유족 vs 사조위 “정보공개 이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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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빈 기자

승인 : 2025. 07. 20. 15:12

유족 설명회 뒤 예정된 언론 브리핑…현장 반발에 전격 '취소'
“결론만 있고 근거는 없다”…사조위 정보공개 방식에 이견
블랙박스 등 핵심 자료 비공개…유족 “공청회·자료공개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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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무안국제공항 관리동 3층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12·29 제주항공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 엔진 정밀조사 결과 브리핑이 취소된 후 김유진 유가족 대표가 입장을 밝히고 있다./연합뉴스
12·29 제주항공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의 원인 규명을 위한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이하 사조위)의 엔진 정밀 조사 결과 발표가 무산됐다. 당초 언론을 대상으로 예정됐던 브리핑이 유가족 대상 사전 설명회 도중 유족들의 강한 반발로 취소된 것이다.

유가족들은 "대형 참사는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하는 만큼, 사조위가 명확한 근거 없이 기체 일부에 대한 결론만 발표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조사 내용이 최종 결과가 아님에도 사조위가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민들이 사고 원인을 잘못 받아들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20일 국토교통부와 사조위에 따르면 전날 무안국제공항에서 예정됐던 사고 여객기 2대의 엔진 정밀조사 결과 발표는 전격 취소됐다. 당초 사조위는 유가족 대상 설명회를 진행한 뒤 같은 장소에서 기자 브리핑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유가족의 반대로 언론 공개가 무산된 것이다. 국토부는 이후 엔진 조사 후속 발표 일정도 당분간 정하지 않기로 했다.

당시 사조위는 유가족들에게 프랑스로 엔진을 가져가 정밀 조사한 결과, 엔진 제품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취지의 결론을 잠정적으로 내리고 이를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유가족들은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사조위가 조사의 핵심 근거는 제시하지 않은 채 결론만 전달했다는 이유에서다.

김유진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이날 전남 무안공항 관리동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고 발생 이후 7개월 동안 유가족들은 사조위에 수차례 사전 질의와 정보 공개를 요청해 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사조위는 조사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결론만 설명했고 관련 자료는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조위 조사가 독립적으로 이뤄진다고 해도 조사 과정과 증거 채택 방식은 유가족이 알 수 있어야 한다"며 "유가족이 참여할 수 있는 공청회를 열어, 조사 결과를 투명하게 설명해달라"고 촉구했다.

유가족들은 사고 원인 규명에 핵심이 될 수 있는 블랙박스 자료 등도 요청했지만, 사조위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규정 등을 근거로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조종실 음성 기록(CVR) 원본이나 텍스트화된 기록 등은 사고 발생 시점부터 최종 보고서가 발표될 때까지 외부에 공개할 수 없도록 명시돼 있다는 것이다.

반면 유가족 측은 최근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대형 항공 사고 발생 시 핵심 자료를 일부 공개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며, 국내 조사기관 역시 투명한 정보 공개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김 대표는 "해외에서는 공정성 훼손 우려가 없도록 핵심 기록을 적극 공개하고 있다"며 "사조위는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며 공개를 거부하고 있지만, 국제 전문가들이 함께 작성한 조사보고서가 분명 존재할 것이다. 사고 원인이 명확히 밝혀질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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