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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소버린 AI, 가능성과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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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7. 21.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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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형 (재미 정치학자)
이재명 정부는 AI를 통한 'AI 대전환(AX)'을 통해 세계 3대 AI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소버린 AI' 개발을 핵심 국정 과제로 제시했다. 이는 자국 특성에 맞는 AI 기술을 자체적으로 확보해 기술적 종속을 피하고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이다. 여기에는 미국 중심의 AI 모델이 가진 문화 편향성을 극복하려는 명분도 포함된다.

그러나 소버린 AI 계획은 실현 가능성과 함께 중대한 도전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 사이의 AI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그 문제는 더욱 두드러질 수 있다. 소버린 AI는 일반적으로 국가가 자체 AI 기술, 데이터, 관련 인프라를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는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고 고유의 국가적 우선순위 및 안보상의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전 세계 정부는 데이터 프라이버시 보호, 국가 안전 보장, 국내 첨단기술 생태계 강화, 경제 성장 촉진 등을 위해 자체적인 AI를 필수 요소로 인식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은 기술적 독립을 목표로 자체 AI 시스템 개발을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는 알고리즘, 훈련 데이터, AI가 운영되는 인프라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하는 것을 포함한다.

오픈소스 AI 모델의 등장으로 각 국가는 소버린 AI 환경 구축을 가능하게 하는 실용적인 경로가 열렸다. 소스 코드가 공개됨으로써 누구나 열람, 수정, 재배포가 가능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공동 개발과 혁신을 촉진한다. 이 접근 방식은 태국과 같은 후발 국가의 기술 경쟁력 강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오픈소스 AI는 중국과 같은 국가에서 AI 채택과 생태계 발전에도 기여했다.

하지만 기대와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소버린 AI의 실현을 방해하는 여러 중대한 과제가 있다. 소버린 AI 시스템을 개발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관련 인프라에 대한 상당한 투자가 필요하다. 고급 AI 모델 훈련 비용은 천문학적 규모에 달할 수 있으며, 운영에는 강력한 디지털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현재 많은 국가는 필요한 하드웨어와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거나 개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규모 언어 모델(LLM) 훈련 비용의 급속한 증가로 인해 여전히 글로벌 대기업에 유리하다.

주요 기술 기업과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의 최첨단 AI 모델을 개발하려면 대규모 투자와 인프라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조직이 기초 모델을 처음부터 개발하지는 않는다. 맞춤형 데이터로 미세 조정된 오픈소스 모델을 활용하면 더 적은 수의 GPU로도 이를 실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존 기술 대기업의 규모와 지배력은 네트워크 효과, 풍부한 재정 자원, 연구 개발 비용을 전 세계로 분산할 수 있는 능력 등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AI 개발은 머신러닝, 데이터 과학, 공학 분야의 전문 지식이 필요하다. 각 국가는 글로벌 AI 경쟁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교육과 인력 개발에 투자해야 한다. 또한 AI 개발은 글로벌 데이터와 협업에 크게 의존한다. 국가들은 주권 확보의 욕구를 추구하면서도 많은 AI 기술과 인프라가 상호 의존적이며, 진정한 효과를 내기 위해 국경을 넘어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특히 미국과 중국으로부터의 외국 기술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은 기술 의존성과 지정학적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소버린 AI 개발을 위한 인재 확보 문제는 전 세계적인 전문 AI 인재 확보 경쟁, 교육 및 훈련에 대한 대규모 투자 필요성, 그리고 국가 내 숙련된 전문 인력을 유지하는 데 내재한 어려움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요인들은 소버린 AI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국내 AI 인력을 양성하려는 국가에 심각한 장애물로 작용한다. 데이터 과학자, 머신러닝 엔지니어, AI 연구원 등 AI 전문가에 대한 수요는 전 세계적으로 극히 높아서 국가와 조직 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처럼 치열한 경쟁은 고급 AI 모델 개발과 소버린 AI 인프라의 활용에 장애물이 된다. 예를 들어, 미국 연방 정부는 직접 고용하는 직원과 이를 지원하는 기업 모두에서 AI 인재 확보와 유지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마찬가지로 유럽은 미국과 중국이 대규모 투자와 인재 확보 노력을 기울인 것과 비교할 때 지속적인 기술 격차로 인해 글로벌 AI 경쟁에서 뒤처질 위험에 직면했다.

보안 문제 또한 중요한 해결 과제로 꼽힌다. AI 모델은 출력을 조작하거나 민감한 데이터를 훔치는 공격에 취약하다. 특히 국가 안보, 의료, 교통 등 분야에 보급된 AI 시스템을 사이버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탄탄한 사이버 보안 전략과 인프라를 통해 복원력을 확보해야 한다.

끝으로, 현재 AI에 대한 규제 환경은 복잡하고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등 주요 AI 시장에서 서로 다른 접근 방식을 보이고 있다. 국가들은 국경을 넘어 데이터 흐름을 관리하고, 다중 관할권 내 다양한 규제 환경에 적응하며, AI 기술 이전과 관련된 국가 안보 문제를 준수해야 한다. 이러한 규제 준수의 실패는 막대한 벌금, 명성 손상, 운영 제한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선 인식해야 한다.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박재형 (재미 정치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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