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그룹 내 현장·사업 경험 풍부
바이오 네트워크·전문성 확장 기회
역량 발휘해 승계명분 얻을 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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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업계에 따르면 이규호 부회장은 오는 10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ABAC 4차 회의에 참석해 21개 국가·지역 기업인들과 회동한다. 기업인들은 앞서 호주·캐나다·베트남에서 진행한 회의를 토대로 건의문을 완성할 예정이다. 이 건의문은 APEC 정상회의 공식 의제로 제출된다.
ABAC은 민간기업의 견해를 APEC 논의에 반영하기 위해 1995년 설립된 정상 자문기구다. 한 국가당 오직 3인의 기업인만이 ABAC 위원으로 임명되는데, 우리나라는 40대 초반의 젊은 리더 이규호 코오롱 부회장이 이름을 올리며 재계의 관심이 쏠렸다. 이 부회장은 1984년 출생으로, 한국 위원 중 1980년대생은 그가 유일하다.
공식석상에 얼굴을 많이 비치지 않은 이 부회장은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 공장의 차장으로 입사해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왔다. 이후 코오롱글로벌 부장, 코오롱인더스트리 상무보, 코오롱모빌리티그룹 대표 등을 역임하며 그룹 내 다양한 사업 현장을 경험했다. 지난해 초에는 지주사 ㈜코오롱의 전략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에 올랐으며 코오롱인더스트리·코오롱글로벌 등 주력 계열사의 사내이사를 역임하고 있다.
다만 지난 2018년 이웅열 명예회장이 "경영 능력을 입증하지 못하면 단 한 주도 물려주지 않겠다"고 공언하며 자리에서 물러난 뒤, 이 부회장은 현재까지 '지분 0%의 후계자'로 남아있다.
그런 이 부회장에게 ABAC은 리더십을 입증 할 중요한 자리로 주목 받고 있다. 현재 그는 '바이오·헬스케어 워킹그룹'의 의장을 맡아 '스마트 헬스 혁신'을 둘러싼 기업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조정해 APEC 정상회의로 전달하는 임무를 맡았다. 그룹의 주력 사업으로 키워갈 바이오에 대한 업계 주요 인맥과 네트워크를 늘리고 전문성까지 더 할 수 있는 기회다.
워킹그룹은 APEC 경제 의제 중 민간기업의 관심이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구성된 실무 논의 기구다. 각 워킹그룹은 정책 제언, 프로젝트 제안, 공동 성명 등을 마련하고 이를 4차례의 정례 회의를 통해 논의하며 추진한다. 바이오·헬스케어 부문은 최근 산업 수요 증가를 반영해 올해 처음으로 신설됐다.
한편, 이 부회장은 바이오·첨단 복합소재·수소 등 다양한 산업으로 그룹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섬유산업에서 출발해 화학소재, 건설, 패션, 수입차 유통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온 코오롱 그룹을 미래 고부가가치 산업 중심으로 개편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