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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과 올해 1분기 카드업계 순익 1등 자리를 삼성카드에 내준 데다, 그룹내 입지도 위축되면서 박창훈 신한카드 사장이 회심의 카드를 꺼낸 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공공배달 플랫폼 '땡겨요'를 그룹 차원에서 추진했던 만큼, 이번 신한카드 행보에 업계에선 의문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신한카드는 8월 배달의민족 PLCC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배달의민족은 국내 배달플랫폼 중 활성 이용자 수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충성 고객이 확보돼 있는 만큼 카드사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파트너사죠.
하지만 일각에서는 신한금융그룹 차원에서 밀고 있는 공공 배달앱 땡겨요와 상충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땡겨요는 공공 배달앱이긴 하지만 신한은행에서 운영하는 플랫폼입니다. 약 3년 전 신한은행은 인기 연예인 싸이를 내세워 '배달에 아쉬웠던 민족이여, 이동하라!'는 문구를 내걸고 배달의민족을 저격하는 광고를 내기도 했죠.
신한금융그룹은 '상생금융' 차원에서 땡겨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땡겨요는 2%의 낮은 중개수수료와 광고비 무료 등 소상공인에게 비금융 혜택을 제공하고 있죠. 이에 서울시 등 지자체도 소상공인들의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신한은행과 손잡고 땡겨요 활성화에 협업하고 있죠.
그럼에도 신한카드가 배달의민족과 손잡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신한카드는 10년 동안 업게 1위를 지키고 있었지만 지난해 말 삼성카드에 1위 자리를 내줬습니다. 올해 1분기에는 삼성카드가 1844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신한카드는 1369억원에 그쳤죠. 심지어 신한금융그룹 내 비은행 계열사 중 맏형 노릇을 하고 있었지만, 최근 들어 신한라이프에 기여도가 밀리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업계 1위를 탈환하고 그룹 내 비은행 계열사 맏형 자리를 되찾아 오겠다는 박창훈 사장의 전략인 셈이죠.
신한카드는 배달의민족 때문에 결코 땡겨요를 등한시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제휴사들을 다양화해 고객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는 건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는 이유에서죠. 신한카드는 이전부터 땡겨요 제휴카드를 내놓고 있다는 것도 그 증거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신한카드가 배달의민족과 땡겨요 두 플랫폼을 등에 업고 업계 1위를 탈환할 수 있을지, 향후 그룹 내 비은행 계열사의 맏형 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되는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