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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업계에 따르면 올리브영과 무신사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외국인 고객의 유입이 빠르게 늘어나며 각각 K-뷰티와 K-패션의 대표 쇼핑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외국인 소비자들의 쇼핑 수요가 대형 브랜드나 면세점에 집중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엔 올리브영·다이소 등 중저가 브랜드나 무신사 등 온라인 기반 패션 플랫폼으로 다변화되고 있는 추세다.
올리브영은 올해 상반기 기준 전체 오프라인 매출 중 외국인 비중이 26.4%에 달했다고 밝혔다. 팬데믹 직후인 2023년 상반기만 해도 한 자릿수에 불과했던 수치는 올해 2분기 처음으로 30%를 넘기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약 720만명 가운데 596만명이 올리브영을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10명 중 8명이 들른 셈이다.
이에 올리브영은 전국 110여 개 매장을 '글로벌 관광상권'으로 지정해 외국어 응대, 부가세 환급, 맞춤형 컨설팅 등 외국인 특화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무신사도 외국인 소비자 중 특히 10~20대를 중심으로 인지도를 확대하고 있다. 성수동 플래그십 매장의 올해 2분기 중국인 거래액은 전 분기 대비 257% 증가했고, 홍대 매장은 전년 동기 대비 180% 늘었다. 서울 주요 상권에서 운영 중인 외국인 특화 매장 5곳의 중국인 고객 거래액은 상반기 기준 전년 대비 120% 증가했다. 무신사는 오는 8월 강남에도 신규 매장을 열어 외국인 수요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업계는 뷰티·패션 중심의 중저가 브랜드가 외국인 사이에서 인기를 얻는 배경으로 관광객 소비 패턴 변화를 꼽는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한 '2025년 1분기 외래관광객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의 49.4%가 국내 쇼핑 장소로 로드숍을 선택했다. 명품보다 실속 있는 '가성비 소비'가 주류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쇼핑 품목으로는 '향수·화장품'(70.9%), '식료품'(54.3%), '의류'(50.9%) 순으로 나타났다. 이 중 향수·화장품과 의류는 전년 대비 각각 3.3%포인트, 1.8%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외국인 수요에 힘입어 성장세를 확인한 두 기업은 해외 시장 공략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리브영은 지난 2월 미국 캘리포니아에 법인 'CJ Olive Young USA'를 설립하고, 내년 상반기 중 로스앤젤레스에 첫 오프라인 매장 오픈을 목표로 속도를 내는 중이다. 일본 시장도 키운다는 방침이다. 일본에서도 지난해 5월 법인을 설립한 뒤, 라쿠텐·큐텐 등 주요 온라인몰과 로프트·플라자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에 자체 브랜드 '웨이크메이크', '바이오힐보' 등을 입점시키며 영향력을 넓혔다. 오프라인 매장 진출도 검토 중이다.
무신사는 중국 최대 패션 기업 안타스포츠와의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 중으로 올 하반기 상하이에 '무신사 스토어'를 오픈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 4월에는 현지 법인 '무신사 차이나'를 세우기도 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연내 중국 온라인 쇼핑 플랫폼 '샤오홍슈'를 시작으로 '티몰' '더우인'에 순차적으로 입점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 주요 쇼핑몰·백화점 내 오픈도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해외 진출은 기업공개를 준비 중인 무신사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무신사의 기업가치가 5조원대를 웃돌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증명하는 것이 상장을 위한 핵심 요건 중 하나로 평가된다.
무신사와 올리브영은 외국인 관광객 수요로 증명된 경쟁력을 앞세워 세계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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