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공공성 강화에 통합 한뜻
학계선 방만 운영 가능성 등 우려도
|
22일 관련 부처 등에 따르면 정부가 각각 KTX와 수서고속철도(SRT)를 운영하는 코레일과 SR의 경영 개선을 위한 방안으로 두 기관의 통합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코레일은 1114억원의 영업손실을, SR은 전년 대비 30% 이상 감소한 9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공약집에 '이원화된 고속철도 통합으로 운행횟수 증차 등 국민편의 확대·안전성 강화'를 언급하며 두 기관의 통합 추진을 예고했다. 이어 취임 직후 출범한 국정기획위원회에서 공공기관 개혁을 주요 과제로 내걸면서 통합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이번 정부가 코레일과 SR 통합을 내건 데에는 4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중복비용을 줄여 운영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함이다. 현재 SR이 운행하고 있는 SRT 32대 중 22대는 코레일로부터 임차해 온 열차인 데다 정비와 승차권 발매 시스템도 코레일이나 자회사에 위탁하고 있다.
하루 운행횟수 및 좌석 확대 역시 통합의 기대효과 중 하나다. 코레일 노조에 따르면 통합 시 서울역 7회, 수서역 16회 등 하루 23회가 증편되고 최대 1만4000석을 추가로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전국철도노동조합에서도 올해를 통합 원년으로 만들겠다며 연일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철도노조는 지난달 성명서를 통해 "이제 '경쟁'이라는 허상을 걷어내고, 고속철도 통합을 통해 안전과 공공성이 강화되도록 책임을 강화해야 할 때"라고 전했다.
여기에 철도노조 출신의 김영훈 고용노동부장관이 취임하며 이 같은 목소리는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다.
다만 두 기관의 통합에 반대하는 의견 또한 나오고 있다. 분리 취지인 경쟁 효과 도출을 위해서는 10년이 넘는 시일이 지나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2016년 SRT가 첫 운행에 돌입한 후 코레일이 KTX 마일리지 제도를 재도입하는 등 고객 서비스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또 SR에서도 구조조정 등 통합 여파에 대한 거부감을 보이며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는 점 역시 난관으로 꼽힌다.
학계에서는 경쟁 요소가 사라지면 방만 운영의 기반이 조성될 수 있다는 우려를 들어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박진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는 "운행하는 구간이 다르지만 코레일과 SR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야드스틱(비교기준) 경쟁 관계에 있다"며 "만일 SR이 코레일로 합쳐진다면 서비스의 비교군이 사라져 방만 운영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