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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나면 직접 짓는다”…개발사업에 뛰어드는 건설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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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빈 기자

승인 : 2025. 07. 23. 16:30

한화 건설, 울산 한화케미칼 사택 부지 '자체 개발'
대명건설, 강원 망상1지구서 '1조원 규모' 민자사업 추진
대우건설, 부산 ‘블랑 써밋 74’ 완판 성공
“정비사업 대신 수익성 높은 개발사업에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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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남구 '한화 포레나 울산 무거' 투시도./한화 건설부문
건설사들이 주택 사업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 전 세계적인 고금리·고물가 장기화에 따라 전국적으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 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수익성이 어느 정도 보장되는 곳이라면 과감하게 투자에 나서는 모습이다. 특히 수요가 견고한 서울·수도권뿐 아니라 미래 가치 상승이 기대되는 지방 부지를 직접 매입해 아파트 등을 짓는 '개발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공사비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는 원자잿값과 인건비 급등, 과도한 조합의 요구사항 등으로 인해 재건축·재개발과 같은 정비사업은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다. 반면 개발사업은 상대적으로 이러한 복잡한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운 데다, 부동산 시장 전반에 대한 회복 기대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무분별한 주택 사업 확장이 어려운 현실도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녹록치 않은 환경 속 '선별 투자'가 가능한 개발사업에 열을 올리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 건설부문은 울산에서 자체 공동주택 개발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한화그룹이 보유한 울산 남구 무거동 한화케미칼 사택 부지에 지상 최고 25층·총 816가구 규모의 대단지를 조성하는 '한화 포레나 울산무거'를 다음 달 분양할 예정이다. 공급 일정과 함께 착공에도 들어가 2028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말 한화 건설부문이 속한 한화그룹의 100% 자회사인 부동산 디벨로퍼 '에이치헤리티지'가 해당 부지를 한화솔루션으로부터 매입하면서 사업이 빠른 속도로 추진되고 있다. 업계는 한화 건설부문이 속도를 내는 배경으로 '확실한 수익성'을 꼽는다. 울산 부동산 시장 내 1번지로 평가받는 남구 지역에 들어서는 첫 '포레나' 브랜드 단지이며, 한화케미칼 사택 부지로서의 입지 가치도 높았던 만큼, 분양 수익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것이다.

중견 건설사인 대명건설도 개발사업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순위 73위의 대명건설은 지난해 강원경제자유구역청으로부터 강원 동해시 망상 제1지구 개발사업의 사업시행자로 지정받은 이후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약 343만2000㎡(약 104만평) 부지에 1조원 이상을 투입하는 대규모 민간투자사업(민자사업)이다. 민자사업은 정부가 예산으로 운영하던 사회기반시설(SOC)을 민간이 직접 투자·건설하고 일정 기간 운영하며 투자비를 회수하는 방식이다.

최근 대명건설은 개발설명회를 통해 △럭셔리 호텔 △골프장 △프라이빗 단독주택 △고급 콘도미니엄 등 고급 주거 및 숙박시설을 포함해 해외 대학 분교와 연계한 교육시설까지 포함한 '글로벌 스마트 복합도시' 개발 계획을 밝혔다. 강원경제자유구역청과 대명건설은 연내 개발계획 변경 고시를 거쳐 내년 7월 실시계획 승인 고시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건설사의 개발사업 '러시'는 주로 지방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서울 등 수도권보다 매입 가능한 부지가 많기 때문이다.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로 수익 모델을 잃은 건설사들이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지방 부지를 선제적으로 확보해 개발에 나서는 흐름이다.

대표적인 최근 성공 사례로는 대우건설의 부산 동구 범일동 개발사업이 꼽힌다. 대우건설은 2020년 6월 한진그룹으로부터 3000억원에 매입한 범일동 옛 한진택배 물류센터 부지에 고급 주거시설을 조성했다. 이 부지에는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 '써밋'이 적용된 아파트 998가구와 오피스텔 276실 규모의 '블랑 써밋 74'가 들어섰고, 부산 부동산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완판'(100% 계약 완료)에 성공했다. 이는 지방이라도 수요가 뚜렷한 지역에 과감히 자체 개발사업을 추진할 경우 부동산 경기와 무관하게 사업성이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조합과의 협의가 많은 정비사업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수익성도 불확실한 경우가 많다"며 "자체 개발사업은 부지를 매입하는 초기 비용이 들지만, 리스크를 조절하고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전국적으로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철저한 수요 분석을 바탕으로 선제적 투자를 하려는 시도들은 더욱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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