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제 할인부터 무이자 긴급생활안정 자금
방역·살수차 투입, 임직원 자원봉사 추진
신속 일상복귀 위한 현장중심 복구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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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농협에 따르면 강호동 회장은 지난 16~20일 내린 비로 침수 등 피해를 입은 농업인의 영농 재개를 돕기 위해 재해자금 2000억원을 긴급 편성하도록 지시했다.
당초 농협은 해당 예산을 1000억원 규모로 계획했지만 강 회장 지시에 따라 두 배 증액했다. 농협 관계자는 "(강 회장이) 호우 피해 현장을 둘러본 뒤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해 예산 확대를 주문했다"며 "이에 기존안보다 늘어난 예산으로 농업인 지원에 나설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예산은 약제·영양제 할인 공급 및 병해충 발생 억제를 위한 방제 지원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농협은 이재민 생활 안정을 위해 식수·생필품·구호키트 등 물자도 약 5000만원 규모로 피해 지역에 긴급 지원하고 있다. 양수기 200대, 축사 보강용 톱밥 1000톤(t), 세탁차·밥차·이재민용 텐트 등도 제공 중이다.
임직원 자원봉사를 비롯해 방역·살수차 등 각종 장비도 투입, 현장 수습을 위한 일손돕기에 착수할 예정이다.
범농협 특별지원도 추진한다. 농협은 피해를 입은 조합원을 위해 세대당 긴급생활안정자금을 최대 3000만원까지 무이자로 지원한다.
또 신규대출 금리 우대 및 기존 대출 납입 유예, 특별재난지역 ATM 금융수수료 면제, 영농자재 및 시설 피해복구 지원 등 종합대책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앞서 농협은 지난 5월부터 지준섭 부회장 주재로 '범농협 재해대책위원회'를 개최해 여름철 재해 대응상황을 점검해 왔다. 재해대책위 개최 결과에 따라 전국 농·축협, 시·군지부와 지역본부 등은 재해 우려지역 11만8595곳을 집중적으로 살피고, 재해복구용 장비 5000대도 사전 정비했다.
또한 이달 초 '농업인 집중호우 대비요령' 22만부를 제작해 전국 농·축협에 배포하고, 10일부터는 전국 마을 단위로 현장 예찰도 강화했다.
다만 기상청 예상보다 실제 강수량이 두 배가량 증가하면서 피해가 확산됐다. 기상청은 누적 강수량 최대 200㎜ 수준 집중호우를 예보했지만 이례적인 정체전선 형성과 저기압으로 400㎜ 이상 '물 폭탄'이 쏟아졌다.
농림축산식품부 시·군별 호우피해 현황자료를 보면 전날 기준 농작물 침수 면적은 약 2만9111㏊로 집계됐다. 이는 축구장 약 4만771개를 합친 규모로 피해 면적은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속 조사 중이다. 유실 또는 매몰된 농경지는 254㏊로 나타났다.
침수 피해가 가장 큰 작물은 벼로 약 2만5166㏊가 물에 잠겼다. 이어 △논콩 2075.8㏊ △고추 353㏊ △딸기 163㏊ △멜론 142㏊ △수박136㏊ 등 순으로 피해 규모가 잠정 집계됐다.
가축 폐사도 178만 마리를 웃돌았다. 피해는 대부분 가금류에 집중됐다. 축종별 피해를 보면 닭 147만9340마리, 오리 15만1100마리, 메추리 15만 마리, 돼지 775마리, 한우 600마리, 젖소 264마리 등으로 조사됐다.
지역별 피해는 충남이 가장 컸다. 당진·서산·예산 등에서 약 1만6709㏊ 규모 농작물 침수가 발생했는데 이는 전체 피해 중 57.3% 수준이다. 이어 전남(7757㏊), 경남(3804㏊), 충북(214㏊) 순으로 피해 규모가 집계됐다.
강 회장을 비롯한 범농협 임원진은 60여회 이상 전국 현장을 방문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업해 피해 조사를 신속히 마무리하고, 재해보험금 및 복구비 등 지급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강 회장은 "갑작스러운 집중호우로 삶의 터전을 잃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농업인과 이재민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피해 농업인들이 영농활동에 차질이 없도록 신속히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현장 중심의 실질적 복구지원을 펼쳐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