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산계의 '법률 드라이버' 등장
- 왜 방산전문 변호사가 필요한가
- 폴란드 법률 대응과 네트워크 전략
- 시장 급성장과 전문 변호사의 역할과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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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이후 체결된 대폴란드 방산 계약 규모만 수조 원대에 이르며, 단순 수출을 넘어 현지 생산과 기술 이전, 공동개발 협력까지 가시화되고 있다.
이러한 대형 프로젝트의 성공 이면에는 조용한 '법률 전쟁'이 있다. 바로 '방산 전문 변호사'들이 그 전선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계약의 한 문장, 수조 원의 운명 가른다"
이전까지 방산 계약에서 법률 자문은 단순한 계약서 검토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최근 들어 국제 정세의 급변, 유럽 규제 환경의 강화, 수출입 금융 구조의 복잡성 등으로 인해 전문적이고 입체적인 법률 지원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의 방위산업 육성정책(EDIS)은 역내 조달비용의 50% 이상을 EU 업체에 쓰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이는 외국, 특히 아시아 기업에는 보이지 않는 '비관세 장벽'이나 다름없다.
한국 기업이 유럽 시장에서 계약을 수주하고 기술을 이전하기 위해서는 이 장벽을 뚫을 현지법과 국제통상 규제에 정통한 법률 전문가의 전략적 지원이 필수다.
또한 최근 폴란드 정권교체로 인한 계약 재검토 움직임, 수출입은행 한도 도달에 따른 금융구조 변경 필요성, 유럽 무기수출 통제기준 등 예측 불가능한 리스크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방산 전문 변호사들은 단순 자문을 넘어 계약구조 설계, 리스크 분석, 외교협상 지원까지 전방위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 전직 관료 출신까지 가세한 '전략형 법률팀'
법무법인 화우는 이러한 흐름을 선도하고 있다.
화우의 방산팀은 전 외교부 차관, 방위사업청 대변인, 법무관, 방산업체 준법지원팀장 출신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동유럽 주요국 로펌들과 협업 체계를 구축해 유럽 진출을 준비하는 K-방산 기업들의 법률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 정부 및 코트라 주최 설명회에서 "유럽 규제 환경은 생각보다 더 촘촘하고 빠르게 바뀌고 있다"며 "현지 로펌과의 협업 네트워크 없이 유럽 방산 시장에서 성공하기란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순발력이 뛰어난 중소형 로펌의 방산 전문 변호사들도 해외 진출을 준비하며 K-방산 수출 준비에 여념이 없다.
각각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에서 전담 법률담당관이었던 장보식 변호사 (군법무관 9기)와 류우석 변호사 (변시 6회)는 K-방산 수출 계약서 조항 하나하나에 담긴 외교적 함의와 정책적 파급력을 분석하고, 때로는 정부 간 협상 실무에도 직접 참여해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다고 본지와 최근 취재를 통해 언급했다.
△ 성공 사례가 증명한 법률 지원의 힘
실제 주요 방산기업들도 이들의 법률 조력을 통해 성과를 내고 있다.
G사는 폴란드 2차 K9 자주포 수출(3조4천억원 규모)에서 기술 이전과 금융 구조 설계, 리스크 분산을 위한 신디케이트론 구성에 화우 방산팀을 투입했다.
이는 수출입은행의 지원 한도 초과 상황에서 다자간 금융 해법을 도출해낸 대표적 사례다.
J사는 FA-50 수출과 관련해 유럽의 무기수출 통제 기준 대응, 가동률·정비 리스크, 사후 민원에 대비한 계약 리스크 사전 차단 자문을 통해 분쟁 가능성을 최소화했다.
△ 방산은 이제 기술 아닌 '종합전'
전문가들은 "방산은 단순한 무기 수출이 아니라 종합적 국력 수출"이라며 "법률·정책·외교가 맞물리지 않으면 지속가능한 성장은 어렵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한 조항의 문구, 한 줄의 조건이 전체 계약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방산 시장에서 장보식 변호사와 류우석 변호사는 더 이상 '보조자'가 아니라, 리스크 설계자이자 외교 전략가로 변모하고 있다.
△ 법·정책 정비 시급… K-방산 도약의 조건
향후 K-방산이 EU 시장 전역으로 확대되기 위해선 몇 가지 과제가 남아 있다. 먼저, 한국수출입은행의 지원 한도 확대, 수출금융 규제 정비, 유럽 현지 로펌과의 네트워크 강화가 시급하다. 또한 윤리·규제 대응 역량 역시 필수다.
방위산업의 확장은 곧 국가 안보와 외교의 확장이다. 그 이면의 법률 인프라와 전략 체계까지 함께 갖춰질 때, K-방산의 진정한 세계화가 완성될 것이다.
결국 K-방산의 경쟁력은 총구 앞 기술력뿐 아니라, 그 뒤에서 조용히 전쟁을 지휘하는 법률 전략가의 역량에 달려 있다. K-방산의 다음 전장은 총이 아닌, 계약서와 정책 문서 속에 숨어 있다. 그리고 그 속에 '방산 전문 변호사'들이 최전선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