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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3만 티켓 중고거래 활발…FC바르셀로나 친선경기 흥행 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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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연 기자

승인 : 2025. 07. 29.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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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 인터파크를 통한 FC바르셀로나 서울친선경기 예매창은 프리미엄석을 제외하고 모두 매진된 모습./놀 인터파크 캡처 이미지
스페인 명문구단 FC바르셀로나가 15년만에 한국을 찾습니다. 오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 8월 4일 대구스타디움에서 두 차례 진행되는 친선 경기는 축구팬들에겐 그야말로 '축제'로 여겨집니다. 다만 전좌석이 매진될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원인은 메인 스폰서인 BBQ입니다. BBQ는 서울 경기 좌석 6만4000석 중 3만석을 가져가 '골든 티켓'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치킨을 주문하면 응모권이 주어지고 많이 주문할수록 당첨 확률이 올라가는 구조입니다. 문제는 당첨자 중 상당수가 축구팬이 아니라는 겁니다. 당첨 즉시 중고거래 사이트에 표를 올리는 사례가 잇따르며 경기장에 빈자리가 생길 거란 우려마저 나옵니다. 경기 당일이 평일(목요일)이라는 악재도 겹쳤습니다.

흥행을 가속할 부대 행사도 없습니다. 하루 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첫 경기엔 걸그룹 아이브가 하프타임 쇼를 꾸미지만 FC바르셀로나 친선경기엔 별다른 공연이 예정돼 있지 않습니다.

지난 27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바르셀로나 아시아투어 경기는 4만2000석 전석이 매진됐지만 BBQ가 풀고 있는 3만석은 아직도 소진되지 못한 채 남아 있습니다. 28일 기준 NOL 인터파크를 통한 일반 예매가 프리미엄석을 제외하고 모두 매진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중고거래되고 있는 티켓 가격이 일반 예매보다 저렴한 상황이라 미리 정가로 표를 산 팬들만 허탈한 상황입니다. BBQ 측은 암표에 대해 별다른 대응책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애초에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을 리 없는데도 지나치게 많은 티켓을 확보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BBQ 입장에선 나름 성과가 있습니다. 자사 애플리케이션(앱) 가입자와 주문량이 늘었고, 언론 노출 효과도 확실히 챙겼습니다. 그러나 축구팬들 사이에선 "결국 치킨 팔아먹기 위한 행사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 나옵니다. 한 팬은 "정가로 표를 샀는데 중고거래 가격은 떨어지고, 빈자리까지 생기면 '누구를 위한 경기인지' 의문"이라고 토로했습니다. 일각에선 일반 예매한 티켓을 환불하고 중고거래를 통해 표를 사면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15년 만에 내한한 FC바르셀로나, 팬들에게 남는 기억이 '세계적 클럽을 직접 본 감동'이 될지, '감당하지 못할 티켓을 차지해 관람석을 텅텅 비운 스폰서'가 될지, 주최 측과 스폰서의 손에 달렸습니다. 경기까지 3일 남은 지금이라도 남은 좌석을 메우고 팬들 기대에 부응할 묘수가 필요해 보입니다.
이창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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