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조선소·파트너십 등 협력 폭 넓힌다
기술유출 우려에도… "韓경쟁력 문제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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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업계에 따르면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의 한미 관세협상에서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조선 기업들은 미국 현지 설비투자와 기술이전을 맡고 정부 차원에선 금융 지원 등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민간 기업들의 역할이 주목받는다. 이들은 미국의 제조업 부흥과 중국 견제를 돕는 동시에 현지 시장을 개척하는 과제를 안았다.
특히 한화오션은 미국 현지에 '필리조선소'를 선제 확보하며 한미협력 우등생으로 꼽힌다. 필리조선소는 최근 해운 계열사인 한화해운을 통해 3480억원 규모의 LNG 운반선을 수주하기도 했다. 현지에서 LNG운반선을 제작하는 건 약 50년 만이다.
미국은 LNG 생산·수출을 지속 확대함에 따라 운반선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상선 대부분을 외국에서 빌려오는 실정으로, 현지 LNG운반선 생산 기반을 마련해야만 고용창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때 글로벌 탑티어 수준인 우리나라 기술력을 활용한다면, 미국으로선 시간과 비용을 모두 아낄 수 있다.
미 해군과의 협력도 기대된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미 함정 유지보수(MRO)를 두 건 수주한 데 이어 이달 미 해군 7함대 군수지원함 '찰스 드류함' 정비 사업도 따냈다.
HD현대는 미국 기업과 협력하는 전략이다. 회사는 미국 조선 기업인 ECO와 2028년까지 미국 내 조선소에서 공동 중형 컨테이너선을 공동 건조하기로 했다. 업계에선 정부 주도로 한미 조선 협력이 강화함에 따라 HD현대도 현지 조선소 확보에 나설 지 주목하고 있다. 이외 삼성중공업은 상선 뿐 아니라 FLNG 등 해양플랜트 기술력을 갖춘 만큼 협력의 폭이 넓다는 평이다.
일각에선 우리나라 조선 기술력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선박 기술력을 갖춘다 해도 미국 내수 시장을 되찾는 데 그칠 것"이라면서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나라와 경쟁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