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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강의로 의대수업 대체?… 부실교육·형평성 논란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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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소영 기자

승인 : 2025. 07. 28. 17:58

교육부, 의대생 복귀 방안 수용
일부대학, 기말시험으로 유급 결정
의대교수 "실습 동반하지 않는 강의
의학 교육 근간 흔들 수 있어" 지적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 강의실에 가운이 걸려 있다. /연합
교육부가 의정갈등으로 수업을 거부했던 의과대학 학생들의 복귀 방안을 수용한 가운데 일부 대학들이 1학기 수업을 단기간 온라인 강의로 대체하기로 하면서 수업 부실과 형평성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구연희 교육부 대변인은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1년 반 동안 국민과 대학, 학생 모두가 어려운 시기를 겪었고, 결과적으로 모두에게 잃어버린 시간이 됐다"며 "특혜 여부보다는 학생들을 어떻게 보듬고 교육을 잘할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앞서 25일 40개 의과대학 총장들의 모임인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가 제안한 의대생 복귀 방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의총협이 제시한 방안에 따르면 본과 4학년은 2026년 8월, 본과 3학년은 2027년 2월 또는 8월, 본과 2학년은 2028년 2월, 본과 1학년은 2029년 2월에 각각 졸업하게 된다. 예과 1·2학년은 2026년 3월 정상 진급하며 미이수 학점은 방학 등을 활용해 보완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또 8월 졸업 예정인 본과 3·4학년에게 추가 의사국가시험 기회를 부여하기로 했다. 현행 제도상 국시 응시 자격은 졸업자 또는 6개월 이내 졸업예정자에 한정되지만, 이번 조치를 통해 복귀생도 올해 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각 대학이 학사 복구 방안을 마련 중이며 필요시 점검에 나설 예정"이라며 "이번 복귀는 학생·대학·정부가 함께 의학교육을 정상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대학이 내놓은 학사 복구 방안이 오히려 형평성과 교육의 질을 둘러싼 비판을 부르고 있다. 경희대는 본과 1·2학년을 대상으로 이날부터 9월 초까지 약 6주간 온라인 강의를 진행한 뒤 기말시험으로 유급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원광대·전북대·인하대 등도 유사한 방식의 온라인 몰아 듣기와 특별학기 운영 방안을 내놨다. 전국 40개 의대가 교육부 지침에 따라 이 같은 방식으로 학사 일정을 보완 중이다.

문제는 온라인 수업의 질이다. 특히 본과 1·2학년 과정은 실습이 포함돼야 함에도 영상 강의로만 출석을 인정하고, 토론과 피드백은 사실상 생략된 상태다. 이미 복귀해 수업을 정상 이수한 한 의대생은 "이미 복귀한 학생과 비교해 불이익이 전혀 없다"며 "유급 완화에 이어 추가 국시까지 제공하면서 특혜를 주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국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학업과 수련 재개는 특혜가 아닌 무너진 의학교육과 의료 시스템을 회복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복귀 학생에게 '특혜'라는 낙인을 씌우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전문가들은 단기간 온라인 강의의 불가피성은 인정하면서도 교육의 질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한 의대 교수는 "단기간에 몰아 듣는 방식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뚜렷하다"며 "실습을 동반하지 않는 온라인 강의는 의학 교육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설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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