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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자사주 매입 소각 나선 KB·신한…반영시기 다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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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국 기자

승인 : 2025. 07. 30. 18:08

조은국 사진
3조4400억원, 3조400억원. 국내 대표 금융그룹인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이 상반기에 벌어들인 돈입니다. 역대 최대 반기 실적이자, 시장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였는데요. 이에 따라 올해는 순익 '5조원 클럽'에 KB금융에 이어 신한금융도 가입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래서일까요. 두 금융그룹 모두 주주들의 주머니를 두둑이 채울 수 있는 주주환원에서도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KB금융은 현금배당 3350억원에 8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신한금융 역시 2750억원가량을 현금배당하고 자사주 매입·소각에 8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리딩금융 경쟁을 벌이는 두 금융그룹인 만큼, 주주환원에서도 박빙입니다. 이에 따라 KB금융은 올해 처음으로 총주주환원율이 50%이 넘어설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자사주 매입·소각과 관련해 두 금융그룹의 접근방식이 달라 금융권에서 회자되고 있습니다. 규모와 실제 실시되는 시기는 비슷한데, 회계적으로 반영하는 시기가 다르기 때문이죠.

KB금융은 8500억원 중 6600억원 규모는 하반기 중에 매입·소각을 실시하고, 나머지 1900억원은 올해 회계 결산이 확정되면 실시할 계획입니다. 다시 말해 내년 2월 중에 실시할 수 있다는 얘기죠. 신한금융도 계획한 매입·소각 규모 8000억원 중 6000억원은 하반기에, 나머지 2000억원은 내년 1~2월 중에 실시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번 자사주 취득 및 소각에 대해서 KB금융은 올해 회계에 전액 반영하고, 신한금융은 6000억원은 올해, 나머지 2000억원은 내년 회계에 반영키로 했습니다.

이는 두 금융그룹의 밸류업 계획 스케줄 차이 때문인데요. KB금융은 매년 결산 시점에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13%를 초과하는 자본에 대해선 전액 주주환원하고 상반기 기준 13.5%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하반기 주주환원에 투입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죠. 이는 다른 금융그룹을 압도하는 주주환원 계획이었고, 이 덕에 금융그룹 중 처음으로 총주주환원율 50%를 올해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디테일이 부족했던 걸까요? 배당가능이익을 고려하지 못했던 것일까요? 상반기 기준 KB금융의 배당가능이익은 1조원 수준에 그칩니다. 이번에 발표한 주주환원 규모가 1조2000억원 수준이기 때문에 2000억원가량이 부족하고 어쩔 수 없이 내년으로 넘길 수밖에 없었지 않았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선 불충분한 배당가능이익에 따른 '헤프닝'이라고 언급하기도 했죠.

반면 신한금융은 배당가능이익 규모가 4조6000억원에 달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와 내년으로 나눠 자사주 매입·소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신한금융은 2027년까지 발행주식을 4억5000만주까지 줄인다는 목표로 매년 일정규모 이상 자사주 매입·소각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주주환원 계획은 주주와의 약속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불명확성은 더욱 없어야 하죠. 두 금융그룹이 적극적으로 시장과 소통하며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는 것도 이 때문일 것입니다.

KB금융은 6600억원 규모 자사주 소각을 공시했습니다. 계획과 1900억원 차이가 나죠. 이를 주주와 시장은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앞으로 KB금융 주가의 귀추가 주목됩니다.
조은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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