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당금 확대·부동산 PF 리스크에 실적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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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캐피탈·우리금융캐피탈·신한캐피탈·하나캐피탈 등 주요 4개 은행계 캐피털사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총 269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4367억원) 대비 38.2% 줄어든 수치다.
이들 기업 중 KB캐피탈은 선방했다. KB캐피탈의 상반기 순이익은 1241억원으로 전년 동기(1372억원) 대비 9.5% 감소했다. 기업여신 관련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 리테일 부문 건전성 하락에 따른 대손상각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순이익이 감소했다. 실제 올해 상반기 KB캐피탈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1219억원으로 전년 동기(968억원) 대비 25.9% 증가했다. KB캐피탈은 하반기 수익성·효율성 중심의 자산포트폴리오 운영으로 비이자이익 확대를 지속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캐피탈은 전년 동기(800억원) 대비 16.3% 감소한 67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우리금융캐피탈은 경기침체 , 대손충당금 부담이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캐피탈의 대손비용은 올해 상반기 700억원으로 전년 동기(520억원)보다 34.6% 증가했다. 우리금융캐피탈은 위험가중자산(RWA)에 중점을 둔 자산 리밸런싱 전략을 펼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중심의 성장 전략을 펼치면서 기조를 맞추고 있는 모습이다.
신한캐피탈의 순이익은 1084억원에서 639억원으로 41.1% 급감했다. PF, 브릿지론 등 부동산 관련 이자자산 감축을 추진하면서 순이익도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신한캐피탈 역시 대손충당금전입액이 1년새 9.9% 늘어난 863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캐피탈은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는 동시에, 지속가능 수익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조직 전문성을 강화해 질적 성장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하나캐피탈의 순이익은 149억원으로 전년 동기(1111억원) 대비 86.6%나 급감했다. 평가손실 반영, 충당금 추가 적립 영향이다. 하나캐피탈의 충당금 등 전입액은 전년 동기(1196억원) 대비 25.8% 증가한 1504억원이었다. 회사 측은 "리스크가 예상되는 자산에 대해 선제적으로 손실을 인식하면서 수익성에는 일시적인 부담이 있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재무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하나캐피탈은 하반기 유의자산은 지속적으로 축소하고, 기업금융부문은 우량자산 위주로 제한적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은행계 캐피털사의 공통적인 실적 악화 요인은 대손충당금이었다. 이에 더해 경기둔화에 따른 내수 부진, 부동산 PF 관련 리스크 지속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다. 캐피털업계는 하반기 시장 불확실성 속에서도 상황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PF 충당금이 비용으로 반영되면서 캐피털업계 실적이 부진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에는 조달금리 안정화, 경기 회복 등이 기대돼 상반기 대비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