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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비행기’·中 ‘열차’… 교통외교 펼치는 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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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준 기자

승인 : 2025. 08. 03. 17:37

[남북 분단 80년, 대변환 맞은 한반도]
러 수도 모스크바 직항 첫 개통
북·러간 협력 강화 상징적 의미
베이징~평양열차 5년 만에 재개
관계회복 단계속 정상회담 관측
지난달 16일 북한 국가관광총국이 운영하는 조선관광 사이트에 게시된 ‘국제렬차시간표’. /연합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러시아와 노골적인 유착 관계를 이어가는 북한이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도 나서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양국을 오가는 비행기와 열차 등 북한의 '교통' 외교가 본격화하며, 한반도의 신냉전 구도가 고착되는 모습이다.

◇북·러, 수도 간 '직항' 노선 최초 개통

모스크바와 북한 평양을 연결하는 직항 여객기가 지난달 28일 처음으로 평양에 착륙했다고 러시아 언론들이 보도했다. 수교 7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양국 수도를 오가는 직항기가 개설된 것이다. 이번 직항 노선은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된 관계를 과시하는 상징물로 해석된다.

두 나라는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을 계기로 급속히 가까워졌다. 지난해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하는 등 여러 분야의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최대 수혜국으로 떠올랐다. 북한은 군사 지원의 반대급부로 러시아와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했다. 옛 소련 붕괴 후 '유사시 자동 군사개입 조항'이 폐지된 지 30여 년 만이다. 이는 '혈맹' 수준의 군사 협력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기존에 중국과의 관계만을 혈맹으로 강조해 왔다.

파병 보상금은 외화 부족에 시달리는 북한의 숨통을 트이게 했다. 러시아의 첨단 군사기술도 일부 북한에 전수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북한군의 실전 경험 확보와 더불어 한반도 안보를 위협하는 큰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두 나라의 협력 관계가 한동안 굳건할 것으로 분석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러시아와 북한은 모두 경제 제재에 따른 동병상련 관계로 협력을 발휘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며 "북한 경제에 대한 지원을 러시아로부터 받아낼 수 있어 북한에겐 상당히 좋은 조건"이라고 분석했다.

◇북·중, 5년 만에 '베이징~평양 열차' 운행

북러 밀착에 맞물려 다소 소원해졌던 북중 관계가 향후 동북아 정세의 '핵'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양국의 관계가 최근 들어 차츰 회복되고 있는 데다 북중 정상회담 기류까지 감지된다.

상징적인 신호는 '열차'다. 북한과 중국은 최근 평양과 베이징을 오가는 여객 열차 운행을 5년 만에 재개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열차는 코로나19가 유행하던 2020년 1월 이후 중단됐다. 이에 대해 한 대북 소식통은 "러시아와의 관계에만 경도되지 않고 중국과도 소통을 이어가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고 했다. 실리적 측면에서 러시아, 중국과 동시에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특히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갈마관광지구)'의 중국인 관광객 유입이 주요 목적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관광 산업을 외화벌이를 위한 역점 사업으로 정하고 원산과 개성, 평양 등을 중심으로 관광지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러시아 관광객만으로는 수요 충족이 어려운 만큼 열차 통로를 이용한 중국 관광객의 유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전망이다.

'노동당 창건 기념행사'도 있다. 북한은 오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80주년을 맞이한다. 전문가들은 이를 계기로 북중 정상회담까지 열릴 수 있다고 관측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기념행사 준비 물자를 확보하기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에서 열차를 타고 베이징에 방문한다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 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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