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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은행채 순발행액 6조 넘겨 ‘올해 최대치’…가계대출 막차 수요에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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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5. 08. 04. 18:00

7월 은행채 순발행 6.4조…올해 최대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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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은행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채권 발행을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은행들은 은행채 발행보다는 상환에 집중했지만, 6월과 7월 대출 막차 수요 급증으로 자금 확보 필요성이 커지면서 채권 발행을 적극 활용했다는 분석이다.

증시 훈풍에 지난달 은행 요구불예금이 대거 이탈한 데다, 정부의 포용금융 확산 기조로 유동성 확보 필요성이 커진 점이 은행채를 통한 자금조달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7월 은행채 순발행액(발행액-상환액)은 6조4798억원으로, 올해 들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은행채 순발행액이 6조원대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은행들은 7월에만 약 22조6000억원의 은행채를 발행했는데, 이는 같은 달 만기도래분(16조2202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도 은행채 발행 규모를 늘리고 있다. 5개 은행의 은행채 발행액 합계는 지난 5월 4조6400억원에서 6월 5조4400억원으로 증가했고, 7월에는 7조6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7월 한 달 발행 규모가 1~3월의 은행채 발행액 합계(6조5600억원)를 넘어섰다.

은행들은 올해 들어 은행채 발행액보다 상환액이 더 많은 순상환 기조를 유지해왔다. 지난 6월 말까지 은행채 발행액은 89조4640억원, 상환액은 90조8918억원에 달했다. 이는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금융당국의 대출 총량 규제 조치로 인해 대출 등 자금 수요가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6월과 7월 정부의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 조치와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으로 대출을 받기 위한 수요가 급증했다. 두 달 간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약 10조3000억원 증가했다. 통상 주택담보대출 실행까지 1~3개월의 시차가 발생하는 만큼, 금융권에서는 3분기에도 가계대출 증가폭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최근 증시 활황으로 은행의 핵심 자금조달원인 요구불예금이 감소한 점도 은행채 발행 확대 배경으로 꼽힌다. 7월 말 기준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전달 대비 17조4892억원 급감했다. 대출 수요가 늘고 있는 시기에 저원가성 예금인 요구불예금이 크게 줄면서 은행채 발행 압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로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채권 발행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것도 주효했다. 신용등급 AA- 기준 회사채 3년물 발행금리는 올해 1월 3.197%에서 7월 말 2.97%로 0.227%포인트 하락했다. 시장금리가 낮아지면 은행이 발행하는 채권의 이자 부담이 줄어든다. 이에 은행들이 수신 금리를 높여 적극적으로 예·적금을 유치하는 대신 은행채 발행을 늘리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 정책에 발맞추기 위한 자금 확보 차원이라는 분석도 있다. 금융권은 배드뱅크 설치를 위해 4000억원에 달하는 재원을 부담하기로 한 데다, 정부의 포용금융 강화 정책에 따라 향후 사회공헌 및 금융지원 성격의 지출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만기도래분에 대한 차환 영향도 있지만 대출 등 자금 수요가 늘면서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은행채 발행을 확대하고 있다"며 "다만 4분기 들어 대출 수요가 감소하면 발행 물량도 자연스레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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