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기차 시장 지속 성장 중
현대차·기아 유럽 공략에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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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 판매는 올해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지만, 전기차 판매는 오히려 6.3% 감소했다. 하반기 전망도 흐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플레이션감축법을 개정해 오는 9월 30일 이후로 최대 7500달러에 달하는 연방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폐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미국에서는 전기차를 구매하더라도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콕스 오토모티브는 보조금 종료를 앞둔 3분기에는 '막차 수요'로 전기차 판매가 일시 반등할 수 있지만, 보조금 지원이 종료되는 4분기부터는 미국 전기차 판매가 급격히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유럽 전기차 시장은 일시적 수요 정체를 털고 성장 궤도에 올라섰다. 시장조사업체 자토 다이내믹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럽 신차 판매는 총 684만4426대로 1년 전보다 0.3% 감소했지만, 전기차 판매는 오히려 25% 늘었다. 유럽연합의 탄소 배출 규제 강화로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출시에 속도를 내고, 중국산 전기차의 유럽 시장 진출이 맞물린 결과다. 여기에 하반기에는 유럽 각국의 전기차 관련 혜택 강화가 수요를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탈리아는 오는 9월부터 최대 1만1000유로에 달하는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예고했다. 영국은 지난달부터 3만7000파운드 이하 전기차에 최대 3750파운드를 지원하고, 독일은 기업이 구매한 전기차에 대해 최대 75%의 세액 공제를 제공하는 등의 정책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판매 실적에도 반영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유럽 판매 5위였던 토요타는 올해 상반기 6위로 내려앉았고, BMW는 토요타를 제치고 5위로 올라섰다. 토요타는 하이브리드차에 집중하며 전기차를 소홀히 한 반면, BMW는 소형부터 대형 차종에 걸쳐 다양한 전기차를 선보이는 등 각기 다른 전략의 여파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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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는 지난해 출시한 EV3로 유럽 시장 공략을 이어가는 한편, 3분기에는 EV4를 비롯한 EV5와 PV5 등 전기차 모델 판매 비중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내년에는 유럽 소비자가 선호하는 저렴하고 실용적인 소형 전기 SUV EV2까지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제네시스는 독일, 영국, 스위스에서 확보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네덜란드로 무대를 넓힌다. 신규 진출하는 시장에는 GV60을 비롯한 GV70 전동화 모델과 G80 전동화 모델 등 전기차를 앞세운다.
현대차 관계자는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늘려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며 "수요 변화에 맞춰 생산 최적화와 주요 모델 상품성 개선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 관계자는 "EV4 수출 본격화와 PV5, EV5 등 전기차 라인업 확대를 통해 판매 동력을 이어가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