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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4일 본회의를 열고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처리했다. 또 '초·중등교육법' 개정안도 가결시켰다.
◇ 농업4법, 여야합의 통과…與 "퇴보 아닌 진전"
양곡관리법은 재석 236인 중 찬성 199명, 반대 15명, 기권 22명으로 통과됐다. 농안법은 재석 237명 중 찬성 205명, 반대 13명, 기권 19명으로 가결됐다.
통과된 양곡관리법은 국내 수요보다 초과생산 쌀이 일정 기준을 넘거나 쌀값이 기준 가격 아래로 떨어지는 경우 정부가 초과생산분을 사들이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농안법은 농수산물 시장가격이 기준가 미만으로 하락할 경우 차액을 지원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농업4법은 논의 단계부터 여야가 첨예한 이견을 보인 안건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상기후 등에 따른 농업재해에 따른 농가 경영위험을 줄여주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차원이라고 주장해왔다. 반면 국민의힘 측은 특정 농산물 과잉생산을 유도해 오히려 가격하락이 불가피하고 제도유지를 위한 재정부담이 클 것이라는 우려를 쏟아냈다.
잇단 거부권 행사에 여야는 대안을 내놨지만, 일각에선 민주당이 야당 시절 추진하던 법안 대비 후퇴한 개정안을 내놨다는 비판도 나온다. 여당은 '농업4법' 처리가 퇴보가 아닌 '책임농정' 실현을 위한 진전이라며 농업계의 협조를 유도하고 있다.
앞서 농어업재해대책법 개정안과 재해보험법 개정안 등 2개 법안은 지난달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된 바 있다. 이번 본회의 통과에 따라 '농업4법'은 모두 시행 수순을 밟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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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본회의에선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상정돼 재석의원 250명 중 찬성 162명, 반대 87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AI교과서는 도입부터 큰 반발을 샀다. 민주당 주도로 지난해 말 본회의에서 개정안이 의결됐으나 당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폐기된 바 있다. 해당 개정안이 이날 재상정 된 것이다.
AI디지털 교과서는 학생 개인 맞춤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도입된 윤석열 정부의 대표적인 교육 정책 중 하나다. 개발·인프라 확충, 교사 연수 등에 수천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올해 1학기부터 초등학교 3·4학년 영어·수학과목, 중학교 1학년·고등학교 1학년 영어·수학·정보 과목에 도입됐다.
그러나 이 지위가 한 학기 만에 교과서에서 교육자료로 격하됐다. 교과서는 의무적으로 채택해야 하지만 교육자료는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각 학교가 자율적으로 채택할 수 있다. 자율적으로 AIDT를 선택할 수 있게 되면서 예산지원·기술적 지원이 학교별로 차별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일선 교육현장에선 적잖은 혼란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AIDT를 개발한 발행사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발행사들은 이미 검정 절차를 거쳐 교과서로 인증 받았음에도 법 개정에 따라 지위가 박탈돼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됐다는 설명이다. 일부 발행사들은 정부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교육부는 현장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선 '지역사랑상품권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재석의원 236명 중 찬성 161명, 반대 61명, 기권 14명으로 통과됐다. 개정안은 국가와 지자체가 지역사랑상품권 발행과 운영에 의무적으로 행정직·재정직 지원을 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표결 전 민주당 측은 지역소멸 완화,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지역사랑상품권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으나 국민의힘측은 현금성 지원이자 포퓰리즘 법안이라며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