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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러시아·이란산 원유 구매 중단 요구에 반발…미중 협상 쟁점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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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08. 04. 16:53

100% 관세 부과 美 위협에도 中 '강경'
USA-TRUMP/TARIFFS-CHINA
지난 7월 29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미중 무역 협상이 끝난 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오른쪽)가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 옆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한 무역 협상에서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지만, 중국의 러시아·이란산 원유 구매를 중단하라는 미국의 요구를 두고는 여전히 입장 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AP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는 스톡홀름에서 열린 미국과의 협상이 끝난 다음 날인 지난 30일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 "중국은 국가 이익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에너지 공급을 보장할 것"이라며 "강압과 압박으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중국은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을 확고히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최대 1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데 대한 대응이다.

미국과 중국은 양국 관계 안정화를 위해 상호 고율 관세와 강력한 무역 제한 조치에서 한발 물러서려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면서도, 중국 외교부의 입장은 에너지 및 외교 문제에서 중국이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상에서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협상 후 기자들에게 "중국은 러시아산 원유 구매와 관련해 주권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중국은 주권을 침해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면 100% 관세를 감수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테니오 컨설팅의 가브리엘 윌다우 전무는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100%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은 낮다"며 "그렇게 되면 최근의 협상 진전을 무산시키고 올 가을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 간 합의 발표 가능성도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러시아와 이란의 원유 판매를 제한해 군사 자금원을 차단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여전히 러시아·이란산 원유 수입을 확대하고 있다.

투신취안 중국 대외경제무역대학 세계무역기구연구소장은 "미국이 관세를 강행하면 중국은 끝까지 맞설 것이며, 이는 중국의 일관된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국의 러시아 대응 의지가 불확실하다고 보는 중국이 이를 협상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스콧 케네디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중국경영경제 석좌는 "미국의 대러·대이란 정책이 일관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중국이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작다"며 "중국은 이를 협상에서 추가 양보를 얻어내는 지렛대로 삼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니 러셀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중국은 미국과의 힘겨루기에서 자신들이 우위를 점했다고 보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주목받는 합의'를 원하고 있는 만큼, 중국이 러시아·이란산 원유 구매 중단 요구를 거부해도 협상이 결렬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그는 "중국은 전략적 에너지 공급망을 유지하고 러시아로부터 저가에 원유를 확보하고 있다"며 "베이징이 이를 포기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이란산 원유의 80~90%가 중국으로 수출됐다. 중국은 하루 100만 배럴 이상의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러시아산 원유 수입도 전월 대비 20% 증가해 하루 130만 배럴을 넘겼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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