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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토종 OTT, ‘숏폼’으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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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 기자

승인 : 2025. 08. 06. 14:06

티빙·웨이브 등 주도권 경쟁 본격화
유입 넘어 구독·IP 확장까지 노리는 콘텐츠 실험
이웃집 킬러
티빙 숏 오리지널 '이웃집킬러' '나, 나 그리고 나'/티빙
토종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들이 숏폼 콘텐츠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는 유튜브,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 익숙한 젊은 층을 끌어들이고 글로벌 플랫폼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티빙은 지난 4일 '티빙 숏 오리지널'을 론칭하고 편당 1~2분으로 구성된 '이웃집 킬러' '불륜은 불륜으로 갚겠습니다' '나, 나 그리고 나' '닥쳐, 내 작품의 빌런은 너야' 등 4편의 숏 콘텐츠를 전용관을 통해 선보이고 있다. 티빙 관계자는 "자체 숏 오리지널은 물론 외부 제작사 협업을 통해 다양한 숏폼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라며 "장르와 포맷의 다양성을 아우르며 K-콘텐츠의 확대에 앞장설 것이다"고 전했다.

웨이브는 웹 예능의 숏폼 버전을 비롯해 '여의도 육퇴클럽' '동네스타K' 등 신규 콘텐츠로 장르 확장에 나섰다. 황인화 웨이브 콘텐츠그룹장은 "웨이브는 익숙한 인기작을 숏폼으로 재구성해 선보이고 다양한 콘텐츠 확보로 이용자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토종 OTT들은 숏폼을 본편의 티저로서 활용하던 과거와 달리 숏폼을 독립적 세계관을 지닌 콘텐츠로 확장해 IP(지적재산권) 실험과 유료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이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짧지만 몰입도 높은 콘텐츠가 주요 소비 포맷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앱 시장 분석 데이터를 제공하는 와이즈앱에 따르면 숏폼 기반 앱의 월평균 사용 시간은 약 48시간(유튜브 기준)으로 OTT 월 평균 약 7시간의 7배 가까이 된다.

동시에 이러한 흐름은 글로벌 플랫폼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행보로도 해석된다. 박송아 대중문화평론가는 "단순히 글로벌 플랫폼에 맞서기 위한 대안이 아니라 전장을 바꾸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토종 OTT들이 숏폼을 콘텐츠 소비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동력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뿐만아니라 기술력과 기획력·IP 역량을 시험하는 무대로도 활용하고 있다.

짧은 형식 속에서 캐릭터와 세계관을 얼마나 깊이 있게 구축하고 전달할 수 있을지, 소비된 콘텐츠가 플랫폼의 구독 유지나 유료 모델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전문가들은 광고·커머스·IP 확장 등과의 유기적 연계가 없다면 숏폼은 단발성 소비에 그칠 공산이 크다고 지적한다. 제작자 입장에선 IP 지속성을 고려한 스토리 설계, 크로스미디어 확장을 염두에 둔 콘텐츠 기획이 더욱 중요해졌다.

박 평론가는 "숏폼은 일방적인 시청에서 참여와 소통 중심으로 진화하며 광고·브랜딩·굿즈 소비 등 새로운 수익 모델도 실험 중"이라며 "관건은 몰입이다. 짧아도 깊고, 가볍지만 여운이 남아야 한다. 길이보다 설계, 분량보다 설득력이 중요한 시대가 됐다"라고 말했다.

나래식
웨이브에서 선보이고 있는 '나래식'/나래식
이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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