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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총회는 지난달 28일부터 1일까지 '비교문학과 기술'을 주제로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려 전세계 30여개국, 2000여명이 참석했다. 올해는 ICLA 창립 70주년을 기념해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특별 강연 △세계 석학 5인의 기조강연 △한국문학 관련 특별강연 △특별세션이 진행됐다.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장 르클레지오는 화상 강연을 통해 시인의 정체성과 번역의 본질을 탐구했다. 그는 "시인이란 고정된 자아가 아닌, 타인의 몸을 채우는 존재이며 번역 또한 타자의 언어와 감각을 수용하는 창조적 행위"라고 강조했다.
윤재웅 동국대 총장은 만해 한용운과 미당 서정주, 의상대사의 공통점을 중심으로 한국 문학의 특징을 설명했다. 그는 한국문학의 정신성을 디지털 기술로 세계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처음 제시하기도 했다. 윤 총장은 "핵심이 불교 화엄사상의 '상호연결성과 조화'에 있다"며 "이 세 인물을 '불멸의 시인'으로 재탄생시키는 과업을 국가 AI 정책 예산을 지원받아 시도해야 한다"고 했다.
5인의 비교문학과 세계문학 석학들의 기조강연도 이어졌다. 김우창 고려대 교수는 '삶의 진실과 문학의 변주'라는 제목으로 문학은 현실과의 접촉을 통해 진실을 전달하며, 인간의 경험을 서사와 시로 재현하는 고유한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세계문학연구소 소장인 데이비드 댐로쉬 하버드대 교수는 '언어 전쟁과 문자 세계의 충돌'이라는 강연으로 문자 체계는 문화 정체성의 핵심이며, 문학이 문자 갈등 속에서 치유와 저항의 역할을 해왔다고 역사적 사례를 통해 설명했다.
중국 윤리비평문학협회 회장인 니에 젠자오 광동외국어대 교수와 웬친 오우양 SOAS 런던대 교수, 산드라 버만 프린스턴대 교수도 각각 △구술문학과 뇌 텍스트의 인지 원리 △그림자극과 비교문학의 다언어적 방법론 △번역·언어·문학적 상호성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김영민 ICLA 총회 조직위원장은 "이번 총회는 문학과 기술, 기억과 번역, 세계문학과 지역문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지성의 교차로이자 문화적 상상력의 축제였다"며 "동국대와 고양시,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 아래, 한국문학의 세계적 위상을 높이고 인류 공동의 문학적 미래를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