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카드발 호재 사라져 투자손익↓
화재, 손해율 상승 여파에 수익위축
홍원학·이문화 사장, 성과 부담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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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2년차를 맞은 홍원학 삼성생명 사장과 이문화 삼성화재 사장이 업황 부진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올해 하반기 홍 사장과 이 사장이 어떤 전략을 펼치며 수익성 방어에 나설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삼성생명은 신탁, 시니어 비즈니스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전략을 지속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며, 삼성화재는 본업 경쟁력 강화와 신성장동력 확보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지배주주순이익 전망치는 1조3309억원, 1조2178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 8% 감소한 수치다.
삼성생명은 2분기 6956억원의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6353억원의 순이익을 올렸지만, 2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줄어들면서 상반기 실적이 감소했을 것으로 관측됐다.
실적 감소의 원인은 투자손익이다. 지난해 상반기 반영됐던 부동산 매각이익과 삼성카드 호실적 효과가 사라지면서 투자손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반면 보험손익은 개선 흐름을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예실차(예상과 실제 차이)가 개선된 덕분에 보험손익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보유 보험계약마진(CSM)의 상각 규모가 늘어난데다 건강보험 판매 증가로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도 성장을 지속했을 것으로 관측됐다.
삼성화재도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2분기에는 6097억원의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1분기 순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3.2% 감소한 6081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삼성화재의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는 보험손익 감소가 꼽힌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등의 여파로 보험손익이 악화됐을 것이란 추정이다. 실제 삼성화재의 상반기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83.3%로 주요 보험사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손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상반기 발생한 산불 등도 보험손익 부진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반면 투자이익은 부동산 매각이익 등이 발생한 덕분에 개선됐을 것으로 추정됐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간병일당 손해액 청구증가에 따른 장기보험 예실차 악화와 자동차 손해율 상승추세가 이어지며 보험손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투자손익은 교체매매에 따른 수익률 제고효과 지속되는 가운데 대체투자 관련 추가수익이 더해지면서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의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를 이끌고 있는 홍 사장과 이 사장은 모두 올해 취임 2년차다. 상반기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지만, 하반기에는 수익성 개선에 적극 나서며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사업 확장 등을 통해 수익성 방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생명의 경우 홍 사장이 올해 헬스케어, 신탁, 시니어 비즈니스 등 사업 확장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이 사장 역시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본업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보험연계 헬스케어 사업 등 신성장동력 확보 등을 추진하는 한편, 북미·유럽/아시아 등 글로벌 사업 본격화에도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순이익이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부진한 업황 속에서 선방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보험사의 자본 규제 등이 일부 완화되면서 향후 실적 개선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