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직격탄…2026년 교사 선발도 12.9%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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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교육통계 분석 자료집'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남녀공학으로 전환된 중·고등학교는 총 83개교에 달한다. 2020년 6개교에서 시작해 올해는 32개교가 추가로 공학 전환을 앞두고 있다. 현재 전국 고등학교 2379곳 중 65.8%(1565곳), 중학교는 79.6%(2632곳)가 남녀공학 체제로 운영 중이다.
공학 전환의 핵심 배경은 학령인구 감소다. 남고·여고 단독 운영이 어려워졌고, 원거리 통학을 겪는 학생·학부모 민원도 늘었다. 서울 잠실 일대 여학생들은 그간 강동구 영파여고 등 먼 지역까지 통학해왔다. 특히 여학교의 전환이 많았다. 올해 서울에서는 성암국제무역고, 송곡여중, 동국대부속여중·여고 등 7개 여학교가 공학 체제로 바뀌었다. 반면 남학교는 내신 경쟁, 졸업생 반발 등으로 전환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 같은 흐름은 교사 채용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6학년도 공립교사 임용시험 사전예고'에 따르면 중·고교 교사 선발 규모는 전년(5504명)보다 12.9% 줄어든 4797명으로 집계됐다. 저출산과 학령인구 감소가 교원 수급에도 직격탄을 날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고교학점제의 전면 시행을 앞두고 교원 부족 문제는 더욱 부각되고 있다. 다양한 과목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선 교과별 전담 교원이 필요하지만, 정작 교원 수는 줄어드는 모순적 구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일선 학교에서는 교과 배정을 위한 교사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는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의 한 고교 교장은 "교사가 부족하니 일부 과목은 외부 강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학생들의 학습 기회는 줄고, 교육 격차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교원 수 감소와 관련해 "공교육 포기 선언과 다름없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도 "기초학력 보장과 고교학점제 정착을 위해 교원 증원이 선결 과제"라고 주장했다.
교육계는 당분간 공학 전환과 교사 선발 규모 축소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고교 교사는 "학생 수 감소, 고교학점제 확대 등 여러 변수가 맞물려 교사 수요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며 "교육의 질을 지키기 위한 정책적 대응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