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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전공의 복귀 마지막 퍼즐…‘형평성’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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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미 기자

승인 : 2025. 08. 07. 16:43

3차 수련협의체 회의<YONHAP NO-2482>
7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3차 수련협의체 회의에서 한성존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왼쪽)과 김국일 보건의료정책관이 악수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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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미 기획취재부 기자
의정갈등 해소가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와중 전공의 복귀를 둘러싼 '형펑성' 논란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정부가 사직 전공의들의 복귀 길을 적극적으로 터주며 한 발 양보하는 행태를 국민들이 좀처럼 받아들이기 어려워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7일 오전 대한전공의협의회 등과 제3차 수련협의체 회의를 열고 사직 전공의들이 이전에 근무하던 병원에 같은 과목·연차로 복귀하는 경우 수련병원에서 자율적으로 정원을 결정하고, 초과 정원이 발생하면 인정하기로 했다.아울러 복귀 전공의들이 수련을 마친 뒤 군에 입대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하고, 수련 도중 입대하게 되면 제대 후 복귀할 수 있도록 사후 정원을 인정하기로 했다.

복귀한 뒤 군에 불가피하게 가는 경우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와 수련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국민 눈높이에 맞다고 생각했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그러나 복지부가 가리키는 '국민 눈높이'는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의사 집단행동 결과물이 입영 시기 유예, 자리 보장으로 돌아와서다.

전공의는 의대 졸업 후 의사 면허를 따고 전문의가 될 때까지 병원에서 4~5년 인턴, 레지던트로 수련한다. 전공의들은 수련 환경 개선과 연속성 보장, 필수 의료 패키지 정책 재검토, 의료 사고 법적 부담 완화 3가지 조건을 요구해 왔다.

전공의들은 보통 수련을 마치고 군대에 들어가지만 의정 갈등이 불거지면서 일부가 수련 중 입영을 신청했다. 이미 군 입대를 했거나 입영 대기 중이라는 의미다. 이미 입대한 전공의들은 제대하고 원래 근무하던 병원·과목에서 수련을 이어가게 해 달라고 했으며, 입영 대기 중인 전공의는 수련이 끝날 때까지 입영을 미루면 좋겠다고 했다.

또 급여와 비급여 혼합 진료를 금지한 필수 의료 패키지 정책도 반발하고 있다. 비급여는 개원의의 주요 수익원인 만큼 혼합 진료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공의들은 의도하지 않은 의료 사고가 발생했을 때 소송 부담도 줄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민들의 반감도 커져가고 있다. 국회전자청원 누리집에 올라온 '의대생·전공의에 대한 복귀 특혜 부여 반대에 관한 청원'에 이날 기준 9만명이 넘는 이들이 동의했다.

사직 전공의들이 1년 반 가까이 자리를 비운 사이 현장에는 업무 공백과 환자 불편, 남은 의료인들의 과중한 업무가 존재했다. 그동안 묵묵히 자리를 지킨 전공의와 이미 군 복무를 마친 동료들과 환자들은 이 사태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생각해 봐야 한다.

의정갈등은 우리 사회 곳곳에 많은 생채기와 숙제를 남겼다. 앞으로 유사한 상황이 반복될 때마다 정부가 한 발짝 물러난 모습으로 협상의 자리에 나가지는 않을지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더 이상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을 무마하려는 단기적 처방으로 국민의 신뢰를 거래해서는 안 된다. 복귀의 문을 여는 마지막 퍼즐은 '형평성'이라는 가장 무거운 조각이다.

이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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