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기업대출 리스크 부담에… 은행권 ‘특별출연’ 카드 확대 고심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808010003854

글자크기

닫기

손강훈 기자

승인 : 2025. 08. 07. 17:59

4000억원 출연이 4조 대출자산으로
출연기금 10배 대출자산 확보 이점
신한·국민銀, 상반기 출연금 1000억
정부기조 동참·우량자산 확보 효과
정부의 가계대출 압박에 은행권은 지금의 수익성을 이어가기 위해 기업대출 자산 확대로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기업대출은 주택담보대출 중심의 가계대출보다 리스크 큰 만큼,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도 고심 중이다.

5대 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이 기업대출 확대 방안으로 보증기관에 대한 '특별출연'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당장 비용은 발생하지만, 출연 규모의 10배 가량의 대출 자산을 확보할 수 있는 데다, 리스크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산' 기조에 적극 동참하면서 안정적인 대출자산 확대에 따른 수익성까지 기대할 수 있다. 올해 리딩뱅크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 중인 KB국민과 신한은행은 상반기에만 1000억원 넘는 보증기관 대상 특별출연을 단행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5대 은행이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지역신용보증기금을 대상으로 한 출연금 합계는 4360억원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출연 금액의 10배 정도의 대출이 발생한다고 할 때 5대 은행은 4조원이 넘는 중소·수출기업·소상공인 관련 기업대출을 확대했다는 얘기다.

각사별로 살펴보면 신한은행이 1051억원, KB국민은행이 1050억원으로 1000억원을 넘겼다. 하나은행은 876억원, 농협은행은 740억원, 우리은행은 643억원을 출연했다. 올 초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확산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 수출기업, 소상공인이 증가했고, 이에 상반기 출연 규모는 4000억원을 넘겼다.

특별출연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수출입기업,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상생금융'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보증기관에 대한 자금출연이 새로운 대출 발생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은행들은 대출자산 증가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보증기관의 보증서가 포함된 안정성이 높은 기업대출이라는 점에서 우량자산 확보에 힘쓰고 있는 은행 입장에선 긍정적이다.

실제로 상반기 5대 은행은 RWA(위험가중자산) 관리에 적극 나서고 있다. 수익성은 조금 떨어지더라도 위험가중치가 낮은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며 내실을 다졌다. 주주환원의 재원이 되는 만큼 금융그룹의 보통주자본(CET1) 비율 중요성은 커졌다. RWA 관리를 강화할 수밖에 없고, 주력 계열사인 은행이 선봉에 섰다.

이들은 RWA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기업대출을 억제해왔다. 5대 은행의 올해 7월까지 기업대출 잔액은 798조2103억원으로, 작년말 대비 0.92% 증가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앞으로 기업 대출자산 확보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더욱 강화됐기 때문이다. 은행의 주 수익원은 이자이익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업대출 확대가 불가피하다.

또한 이재명 정부의 기업 투자 확대를 목표로 하는 생산적 금융 기조와도 부합한다. 은행 입장에서는 보증기관 특별출연이 정부 정책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우량 기업대출 자산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도 특별출연 규모는 일정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미정인 우리은행을 제외하더라도, 2000억원 가량 집행이 예상된다. 우리은행은 2700억원에 달하는 무역보험공사 보증서 담보대출을 지원하는데, 중소기업 최대 50억원, 중견기업은 최대 100억원을 보증한다.

업계 관계자는 "특별출연은 당장의 비용은 발생하지만, 추후 대출이 이뤄졌을 때 발생되는 이자이익으로 빠른 회수가 가능하다"며 "출연금액의 10배 정도의 우량 대출자산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